감독 박경희, 류승완, 정지우, 장진, 김동원/한국/2005/112분
‘차별’을 주제로 삼은 다섯 명 감독의 단편 옴니버스. 다운증후군, 외국인 노동자, 동성애자, 여성, 탈북 청소년, 계약직 노동자 등을 향한 차별과 그 차별로 인해 스스로 억압받게 되는 아이러니까지 포괄한다.
2003년 전주영화제 개막작이었던 <여섯 개의 시선>에 이어 두번째 인권영화 프로젝트가 완성됐다. 지난번처럼 ‘차별’을 주제로 삼은 <다섯 개의 시선>은 다섯 명의 감독이 제작비 7천5백만원으로 만든 단편을 모은 옴니버스 영화.
<미소>의 박경희 감독이 연출한 <언니가 이해하셔야 돼요>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소녀 은혜를 캐스팅한 단편이다. 은혜는 독신모인 만화가 장차현실이 딸과의 생활을 담아 그린 만화 <엄마,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 먹자>에도 등장했던 아이. 말도 제대로 못하고 뚱뚱하다고 놀림받지만 남들과 다를바없는 소망을 가진 은혜를 봄바람처럼 따뜻하게 감싸안는다.
류승완 감독의 <남자니까 아시잖아요?>는 한 남자가 친구들과 함께 술에 취해 실내포장마차에 들어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단 두 컷으로 나누어 찍은 이 영화는 외국인 노동자, 동성애자, 여성 등을 향한 차별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 차별로 인해 스스로 억압받게 되는 아이러니까지 포괄한다.
<해피엔드> 이후 5년만에 신작 <사랑니>를 찍고 있는 정지우 감독은 홀몸으로 남한에 온 탈북 청소년들을 택했다. 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진선과 “남한 아이들보다 잘하는 건 오토바이타는 것뿐인” 퀵서비스맨 현이 외로워보이는 흑백 화면을 쓸쓸하게 부유한다.
장진 감독은 언뜻 보기에 코미디같지만 연민과 공감이 배어든 <고마운 사람>을 연출했다. 시국사범으로 잡혀온 대학생을 고문하던 김계장은 열두시간 철야를 하고도 집에 가지 못하는 계약직 노동자. 그 부당한 현실이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두 남자를 끌어당기는 매개로 작용하기 시작한다.
김동원 감독은 2003년 12월 혜화동에서 동사한 중국동포 김원섭 씨를 다큐멘터리로 담았다. 함께 농성을 했던 동료들, 고향 흑룡강성의 조선족 이웃들을 인터뷰한 화면과 함께 김원섭 씨가 죽기 직전의 상황을 1인칭으로 재현하는 듯한 카메라가 죄의식을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