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시카고언더그라운드영화제 프로그래머, 브라이언 맥캔들리
2005-05-01
글 : 김도훈
사진 : 이혜정
“밤새 영화 보는 영화제, 놀랍다”

“나를 인터뷰하려는 사람이 있다길래 깜짝 놀랬다”. 브라이언 맥캔들리는 낯선 곳, 낯선 매체로부터의 인터뷰 요청에 조금은 황송한 모습이었다. 시카고언더그라운드영화제의 프로그래머인 이 수줍은 청년은 시카고국제영화제에서 얻은 지난 전주국제영화제의 프로그램들이 인상적이어서 전주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전주영화제측이 정식으로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생애 첫 아시아 여행지를 향해 선뜻 비행기에 탑승한 것이다.

10년의 역사를 가진 시카고언더그라운드영화제는 미국 제3의 도시와 주변지역에서 활동하는 언더그라운드 영화인들의 산실. 상영을 원하는 수백편의 영화들 중에서 단 35편을 솎아내서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고통스런 일이 브라이언 맥캔들리의 직업이다. 그는 미국 언더그라운드 영화계의 최근 경향을 묻는 기자에게 “조나단 코예트의 <타네이션>처럼 개인의 세계를 탐구하는 ‘에세이 필름’이 유행이며, 지난 10년간의 디지털 혁명으로 언더그라운드 영화계의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설명한다. 그렇게 급변하는 경향을 살펴보기 위해 전주에서 상영되는 디지털 영화들을 특별히 주목 중이라는 그에게서는 프로그래머다운 신중함 역시 엿보였다. “모두가 영화감독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왔지만, 디지털 혁명에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함께 존재한다. 알다시피, 영화를 만드는 모든 사람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낯선땅에서의 첫 인터뷰를 즐기던 그는 전주가 굉장한 장소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젊은이들이 모여서 밤새 영화를 보는 이런 영화제가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다. 체코의 카를로비바리영화제에서 느낀 것과도 비슷한 열정을 느꼈다.” 길지않은 인터뷰가 끝나자 그는 다음 작품을 챙겨봐야 한다며 바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길거리에서 가이드를 손에 쥔 도수 높은 뿔테안경의 미국청년과 마주친다면 반가운 얼굴로 맞아주어도 좋을 듯 하다. 브라이언 맥캔들리는 새로운 영화와 새로운 친구에게 언제나 열려있는 젊은 영화광이다.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