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나, 클라우디아>의 크리스 에이브러햄 감독
2005-05-02
글 : 김유진
1인 가면극을 영화화, 회의적인 주변반응에 고심
크리스 에이브러햄 감독

"영화의 테마는 변형입니다. 애벌레가 나비로 변태과정을 거치는 것처럼요."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받은 12살 소녀에 관한, 자신의 영화 연출 데뷔작 <나, 클라우디아>에 대해 감독 크리스 에이브러햄은 스스로 이렇게 얘기했다. 친구이자 배우인 크리스틴 톰슨이 직접 희곡을 쓰고 출연한 1인 가면극을 영화로 만든 그는 영화에서도 역시 1인 4역을 한 톰슨과 2년동안의 작업을 통해 독특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캐나다 뿐만아니라, 세계 순회공연을 통해서 호평을 받은 연극을 어떻게 영화로 만들어낼 것인가는 그간 연극계에서 활동해 온 에이브러햄의 새로운 과제였다. "연극의 반은 관객과의 소통이라고 봅니다. 영화에서는 소거된 그 '관객'을 저는 카메라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등장인물은 카메라를 향해 연기하면서 관람객과 소통한다. 그가 연출을 하면서 따로 고심했던 부분은 연극에서 사용했던 가면을 영화에도 사용하는데 회의적이었던 주변사람들의 반응이었다. "모두들 영화에서는 안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가면은 관객에게 소외감을 주면서 인물의 행동을 주시하게 만드는 일종의 필터역할을 합니다. 연극과 같은 효과를 내는 셈이죠." 그의 이런 소신있는 연출은 캐나다 최고의 배우로 꼽히는 크리스틴 톰슨의 훌륭한 연기를 통해서 더욱더 효과적으로 발휘되었다. "가면을 쓰면 톰슨은 바로 그 사람이 됩니다. 그리고는 즉흥적으로 말들을 쏟아내고, 감정을 드러냅니다. 그런면에서 저의 연출은 한편으로 '어떻게 하면 톰슨의 연기를 더 잘 보여줄수 있는 가'에 있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연극은 연출의 씨를 심어놓으면 그게 어떻게 자라날지 알수 없는 부분이 있는 반면, 영화는 감독의 역할이 프레임 하나하나에 반영되어 더 조직적이라는 것이 이번 작업을 통해 얻은 에이브러햄의 생각이다. 각각의 장르를 이해하고, 넘나들기 시작한 그의 다음 작품은 영화다. 2003년 8월 북미전역에 발생했던 정전사고날 극장에서 만난 남녀의 이야기다. 어떤 영화가 나올까. <나, 클라우디아>의 재기발랄한 독특함에 빠졌던 관객이라면, 벌써부터 궁금해질 것같다.

사진 최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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