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제작한 <별별 이야기>가 관객들을 만났다. ‘차별’을 주제로 한 <별별 이야기>는 애니메이션 감독 다섯명과 한팀의 애니메이션 제작집단이 만들어낸 옴니버스 애니메이션. 가장 먼저 관객을 만난 <낮잠>은 신체부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채 태어난 무형성장애아들을 소재로 만든 작품으로, 무형성장애아 가족들이 직접 극장을 찾아 관객의 큰 박수를 받았다. 유진희 감독은 “구체적인 문제들에 접근하면서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신체장애우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동물농장>은 양떼와 동화되려고 노력하는 염소의 이야기를 통해 소수자 문제를 다룬 인형 애니메이션. 권오성 감독은 “인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최대한 재밌게 만들려고 동물을 등장시켰다”며 연출의 변을 밝혔다. 선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애니메이션의 특징이 잘 표현된 <그 여자네 집>은 아이를 가진 직장여성의 하루를 통해 여성에게 주어지는 사회적 불이익을 이야기하는 작품. 5인 프로젝트팀은 “가장 일상적이고 쉬운 이야기로 불합리한 사회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관객들의 가장 큰 호기심을 자아냈던 작품은 디지털 컷 아웃 방식으로 만들어진 <육다골대녀>였다. 이애림 감독은 물려받은 큰 머리와 몸집때문에 고통받는 여자를 다룬 이 작품에 대해 “나 자신을 모델로 해서 만들었다”고 설명해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이성강 감독(<마리 이야기>)은 <자전거 여행>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의 삶을 주인잃은 자전거에 대입해서 풀어내었다. 뜻하지 않게 찾아오는 비극적인 결말이 객석을 일순간 숙연케 만들기도 했는데, 이성강 감독은 “실재 사건이 모델은 아니지만 유사한 일이 많은 것으로 알고있다”며 “정서적인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고 싶었다”는 소감을 수줍은 목소리로 밝혔다.
<별별 이야기>의 마지막은 학력차별을 다룬 박재동 감독의 <사람이 되어라>가 장식했다. <사람이 되어라>는 고릴라 모습을 한 고등학생들을 통해 학력사회를 풍자하는 작품. 박재동 감독은 “국가기관은 보통 책자나 만들어서 전시하기 쉽상인데, 이렇게 차별을 주제로 애니메이션을 만든것은 문화적 행정적으로 높이 평가할 일”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공로를 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