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에고 슈터>의 감독 크리스티앙 베커와 올리버 슈바베
2005-05-03
글 : 김도훈
“현대 독일이 지닌 마음의 상태”

디지털 스펙트럼에 초청된 <에고슈터>는 최근 유행하는 ‘에세이 영화’에 포함될 수 있을 만한 영화다. 독일청년 자콥이 직접 찍은 비디오 화면들과 제3자의 시선으로 찍혀진 자콥의 일상이 뒤섞인 이 ‘영화 다이어리’는 관객을 어느 독일 젊은이의 세계로 데려간다. 19살 자콥(톰 쉴링)의 삶은 답답하고 미래는 깜깜하다. 섹스하고, 힙합클럽에서 친구를 만나고, 빈집에 숨어들어가 집기를 파괴하다가는, 엄마뻘 되는 여인이랑 진탕 술을 마셔댄다. 그런데 이건 진짜 다큐멘타리가 아니다.

크리스티앙 베커와 올리버 슈바베는 그들 스스로 “독일영화의 멘터(스승)”라 부르는 빔 벤더스의 지원으로 ‘가짜 다큐멘타리’ <에고슈터>를 만들었다. “빔 벤더스는 매우 정직한 영화 다이어리를 원했다”고 말하는 두사람은, 전문배우와 비전문배우를 뒤섞고 16세와 23세 사이의 독일 젊은이들을 광범위하게 조사해서 그들의 본질속으로 다가가려 했다. 이런것이 평균적인 독일 젊은이의 삶이냐는 질문에 그들은 “<에고슈터>는 독일 젊은이의 평균적인 모습을 그린 작품은 아니다. 그저 현대 독일이 지닌 마음의 상태”라고 한다.

작은 디지털 영화를 극장 상영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지만 “대담하게 인디영화에 도전한 아이돌 스타” 톰 쉴링의 명성은 도움이 되었다. 그래도 협소한 아트 시네마들에서만 소리소문없이 상영했던 관계로 (주로 10대 소녀들로 구성된)톰 쉴링의 팬클럽이 영화를 어디서 볼 수 있냐며 아우성이었다고. 인터뷰 도중에도 두 사람은 연신 서로를 쳐다보며 독일어로 농담을 주고 받았다. 금실(?)이 돈독해 보인다고 말하자, 크리스티앙 베커는 “우리사이에는 특별한 유대감이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타협’을 피하는 것이다. 타협으로 나온 결과물은 좋지않다. 두 사람이 작업하더라도 하나의 비전을 꼭 만들어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밖에도 “두 사람이 동시에 떠들어대면 제작자를 쉽게 굴복시길 수 있다”며 공동작업의 잇점을 농담처럼 이야기하던 두 사람은 갑자기 “날씨가 좋아서 해변에 가야겠다”며 해변까지 걸리는 시간을 물어본다. 크리스티앙 베커와 올리버 슈바베는 디지털 카메라를 든 만담가들이다.

사진 소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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