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칸 2005] <극장전>, 칸느 영화제 경쟁부문 깜짝 초청
2005-05-04
글 : 고일권
<극장전>의 한장면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이 58회 칸느 영화제 경쟁부문에 깜짝 초청됐다. 칸느 영화제 사무국이 4일 발표한 추가 초청작 목록에 경쟁부문에서는 <극장전>만 추가됐으며 이에 따라 올해 칸느 영화제의 공식 경쟁작은 모두 21편이 됐다. 이로써 홍상수 감독은 작년 57회 칸느 영화제 때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가 출품된데 이어 2년 연속 칸느 경쟁부문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강원도의 힘>과 <오! 수정>이 ‘주목할만한 시선’에 출품됐던 것까지 포함하면 총 4번째 칸느의 콜을 받은 셈이다.

<극장전>은 선배의 영화를 보고 나온 극장 앞에서 영화속 여주인공을 우연히 만난 남자의 하루를 다룬 영화. 김상경, 엄지원, 이기우 등이 출연했고 국내에서는 5월 27일 개봉예정이다. <극장전>의 경쟁부문 출품에는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티에리 프리모는 <극장전>의 프린트를 보고 적극적으로 출품을 요청해 와 애초 베니스 영화제 출품을 고려했던 제작사 전원사는 칸느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따라 홍상수 감독, 김상경, 엄지원 등은 직접 칸느로 가 레드카펫을 밟을 예정이다. <극장전>의 칸느 현지 상영일은 현재 5월 19일 오후로 잡혀있다.

공식경쟁부문에서 <극장전>과 경합을 벌일 나머지 20편의 영화들은 구스 반 산트의 <라스트 데이즈>, 라스 폰 트리에의 <맨덜레이>, 미카엘 하네케의 <히든>, 짐 자무쉬의 <망가진 꽃들>, 허우샤오시엔의 <최호적시광>, 다르덴 형제의 <차일드>, 아톰 에고얀의 <진실이 있는 곳>, 아모스 지타이의 <프리존>, 빔 벤더스의 <두드리지 마>,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역사> 등으로 세계적 거장들의 신작목록으로 채워져 있다.

공식경쟁작들의 면면이 어느때보다 화려하지만 <극장전>의 본상 수상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작년에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도 칸느 비경쟁 부문인 감독주간에 초청되었다가 막판에 경쟁부문으로 자리를 옮겨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바 있고, 김기덕 감독의 <빈집>도 뒤늦게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초청되면서 감독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홍상수 감독에 대한 프랑스 평단의 우호적 시선도 그렇거니와 어느해보다 예술적 경향이 짙은 영화들로 목록을 채운 올해 칸느의 성향도 <극장전>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

<극장전>이 뒤늦게 경쟁부문에 합류함에 따라 올해 칸느에 가는 한국영화들은 비경쟁부문의 미드나잇 스크리닝(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 , 주목할 만한 시선(김기덕 감독의 <활>), 감독주간(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사람들>), 비평가주간(장률 감독의 <망종>), 시네파운데이션(심민영 감독의 <조금만 더>), 클래식(정창화 감독의 <죽음의 다섯 손가락>) 등 가장 많은 부문에 초청받는 해로 기록됐다.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