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못본 장면]
<왕의 귀환> 피터 잭슨의 어이없는 죽음
2005-05-04
글 : 한청남

<반지의 제왕> 1, 2편에서는 카메오로 등장하는 피터 잭슨의 모습을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완결편인 <왕의 귀환>에서는 그의 모습이 나오지 않았는데, 이는 카메오 출연을 중단했기 때문이 아니라 편집 과정에서 잘려나갔기 때문이다. 어지간히 아쉬움이 남았는지 그가 힘들게 찍었다는 문제의 장면은 확장판 DVD를 통해 되살아났다.

해적들과 마주친 아라곤 일행
백발백중 레골라스의 화살

<왕의 귀환>에서 피터 잭슨이 열연한 역할은 죽은 자들의 길을 뚫고 나온 아라곤 일행에게 배를 빌려주는(?) 해적 중 한사람. 등장한 것까진 좋았으나 레골라스가 쏜 화살에 맞아 최후를 맞이하는 비운의 캐릭터다(사실 레골라스는 다른 해적을 노렸으나 김리 때문에 빗나가서 대신 맞았다). 음성해설에서 피터 잭슨은 “보호대 없이 화살을 6~7대나 맞고 갑판에 나뒹구는 엄청난 스턴트 액션”이라고 자화자찬을 하지만, 그의 아내인 프란 월시와 각본가 필리파 보이엔은 “불쾌한 장면”이라며 비꼬고 있다.

그런데 사실 피터 잭슨이 속한 이 해적단은 거물급들로 구성되어 있다. 완결편을 찍는다는 기분에 촬영감독을 비롯해 제작자, 특수효과 담당자 등이 지저분한 몰골의 해적들로 분장한 것이다.

참고로 전작들에 출연한 피터 잭슨의 모습을 살펴보자면 <반지 원정대>에서는 호빗들이 프랜싱 포니 여관에 도착하기 전 마주치는 ‘당근 든 사내’로, <두 개의 탑>에서는 헬름 협곡 전투 중 ‘창을 던지는 병사’ 로 등장하고 있다 .

<반지원정대>
<두 개의 탑>

마찬가지로 피터 잭슨의 출연 소감이 재밌는데 “왜 하필 당근이냐”고 묻는 질문에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답하면서, 헬름 협곡 장면에서는 “자신이 던진 창에 우르크하이 사령관이 죽어서 전세가 역전된 것”이라며 허풍을 늘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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