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수많은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 이와이 순지 감독의 국내 미공개작 4편이 6월 23일부터 동시에 상영된다. 이와이 순지 감독의 작품중 <러브레터>만 국내 주요 극장의 배급라인을 통해 개봉됐었고 <피크닉>, <언두>, <릴리 슈슈의 모든 것>등은 영화제를 통해서만 제한적으로 공개된 바 있다. 이 네편을 동시에 수입/배급하는 튜브엔터테인먼트는 진작부터 이와이 순지의 영화를 수입한 상태였으나 이번에 뒤늦게 관객에게 선보인다.
튜브엔터테인먼트가 한동안 개봉을 늦춘 까닭은 2000년대초 수입당시 “영화제에서 수상하지 않았고,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은 극영화는 국내개봉할수 없다”는 일본문화 3차 개방의 제한 때문이었다. 그동안 4차개방을 통해서 이런 규제는 없어졌지만 문제는 시장상황이었다. 두터운 매니아층을 확보하고 있고 세간에 회자됐던 유명 일본작품들도 국내 시장에서 별반 호응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극장가를 와이드 릴리즈 방식의 대작영화들이 점령하면서 규모의 경쟁에서 일본 영화가 다소 밀린 탓도 있다. 대작영화들과 비슷한 규모의 물량으로 개봉할수 없는 상황에서 차일피일 공개가 늦춰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튜브엔터테인먼트는 무리한 와이드 릴리즈 방식을 택하지 않고 서울시내 주요 5개관에서 <스왈로우 테일>을, 종로 씨네코아 극장에서 4편을 동시에 상영하는 특별한 개봉방식을 택했다. 개봉시기도 6월 23일인 여름 블록버스터 성수기로 잡아 주류시장의 틈새를 정면으로 공략했다.
이번에 동시개봉되는 4편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사랑’이다. 십대들의 위태롭고 순수한 사랑의 시작 <릴리 슈슈의 모든 것>, 세상이 거부한 아웃사이더들의 슬픈 데이트 <피크닉>, 함께 하고 싶지만 하나가 되지 못하는 아픔 <언두>, 절망뿐인 세상을 바꾸는 사랑의 희망 <스왈로우 테일>까지. VHS 테이프로 이와이 순지 신작의 갈망을 달랬던 팬들에게는 극장 스크린에서 그의 주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