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칸 2005] 경쟁부문 심사위원단 개막 기자회견
2005-05-13
글 : 박혜명
58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들

제58회 칸국제영화제의 개막일인 지난 5월11일 오후 2시 30분(현지시각) 경쟁부문 심사위원단의 개막 기자회견이 있었다. 심사위원장 에밀 쿠스트리차를 비롯해 하비에르 바르뎀, 샐마 헤이엑, 오우삼, 토니 모리슨, 아녜스 바르다, <미치고 싶을 때>의 감독 파티 아킨, 인도 여배우 난디스 디타, 프랑스 감독 베누아 자코 등 9명의 심사위원단은 각국 기자들이 던지는 다양한 종류의 질문에 센스있는 태도로 매끄러운 답변을 들려주었다.

-에밀 쿠스트리차에게 묻겠다. 심사위원장으로서 당신은 경쟁부문 심사를 하는데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나. 새로운 비전을 가진 것이 있나. 당신은 민주적인가. 각 구성원들의 의견에 동의하나.

=에밀 쿠스트리차/ 민주적으로 한다는 건 나에게 어렵다. 그러나 영화의 본질은 민주주의와 함께 간다. 심사위원장으로서 어쨌든 결국에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멜로드라마가 결국에 결말이 나는 것처럼. 우린 어울리고 좋은 시간을 보낼 것이며, 과거의 심사결과들이 그랬던 것처럼 (칸영화제가) 최고를 유지하는 데 걸맞는 결과를 낼 것이다.

-샐마 헤이엑에게 묻겠다. 배우로 칸에 오는 것과 심사위원으로 칸에 오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좋은가.

=샐마 헤이엑/ 심사위원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심사위원 말대로 민주주의가 없기 때문이다. 배우로 오는 것도 재밌지만 해야되는 일은 대부분 인터뷰다. 심사위원으로 오면 대부분의 일이 영화보는 것이다. 영화를 들고 영화제에 오면 배움의 과정은 끝난 상태다. 보여주기만 할 뿐이다. 영화 만드는 데 있어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 끝난 거다. 그러나 심사위원으로 오면 놀라운 영화들을 보게 되고, 그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들을 수도 있고 토론을 할 수도 있다. 그 부분이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아녜스 바르다에게 묻겠다. 당신은 오랫동안 영화를 만들면서 많은 관중과 많은 기자들과 영화사를 함께 해왔는데, 이렇게 세계 언론이 몰려드는 오늘날의 영화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아녜스 바르다/ 영화는 변했다. 규모가 변했고, 편수가 달라졌고, 스크린 수가 달라졌다. 그러나 이런 영화제에 오는 사람들은 그저 영화를 보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다. 하루에 3-4편씩 전문가로서 영화를 본다. 이런 영화제는 분명 엄청난 규모의 행사이고 상업적인 이벤트이기도 하지만 내가 관여할 부분은 아니다. 나의 일은 영화를 보여주고 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진지하게 말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도 영화를 즐기고 영화를 보고 싶어 이 곳에 왔다.

-심사위원장에게 다시 묻겠다. 미학적 기준만 적용한다고 했는데, 지난해 <화씨 9/11>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당신은 올해 정말 미학적 기준만 갖고 판단할 건가. 다른 기준은 없나.

=에밀 쿠스트리차/ 내 생각엔 작년의 결과도 매우 미학적인 판단이었다. 그들(심사위원단)이 작년에 무엇을 했건 간에, 내가 올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와는 상관이 없다. 작년의 영화들보다 올해 영화들이 더 나은가? 그건 나도 말할 수 없다. 내가 그 영화들을 다 본 게 아니기 때문이다. 또 내가 미학적이라고 했을 때 그 말에는 도덕성과 여러 다른 면들을 다 포함한다.

-심사위원단은 9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9명의 개인들이 각자 자신의 의견을 마구 내놓을 텐데 그건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에밀 쿠스트리차/ 우리가 실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이 곳 사람들을 존중하고 많은 사람들이 가장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는 것에도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미학적 기준이다. 그건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진심대로 판단을 내릴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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