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칸 2005] <스타워즈3>로 한껏 고조된 축제 분위기(+화보)
2005-05-16
글 : 박혜명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영화제 5일째인 5월15일 일요일은 ‘스타워즈 데이’였다. 칸에서 세계 프리미어를 갖게 된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는 오전 8시30분 공식 상영으로 리비에라 해변 사람들의 아침 잠을 깨우고 오후7시 레드카펫 행사로 이브닝 이벤트를 제공했다.

뤼미에르 극장 안은 각처에서 초대권을 얻어 들어온 일반관객들로 상영시작 30여분 전부터 꽉 찼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필요한 대목마다 환호가 터져나왔다. 영화 타이틀이 뜰 때, 메인 테마가 흘러나올 때,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다스 베이더 가면을 쓸 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사람들이 무엇에 열광할지, 쉰여덟살이나 먹은 칸이 모를리가 없다. 흥미로운 상영작이 평일보다도 없어 되려 한가했던 주말 저녁, 영화제의 축제 분위기를 지피기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최고의 불쏘시개다.

레드카펫 행사가 시작되기 2시간 전부터 팔레 데 페스티발 주변에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메인 테마가 힘차게 넘실거렸다. 20여명의 오케스트라가 라이브 연주를 들려줬다. 십 몇분 간격으로 생음악이 멈추면 ‘쉬익 쉬익’하는 다스 베이더의 숨소리가 칸의 하늘을 찌른다. 크로와젯 거리는 이미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이 아니다. 제58회 칸영화제가 절반을 지날 때까지 이토록 많은 인구가 팔레 데 페스티발 앞에 모이긴 처음이다.

붉은 카펫 위로 하얀 전투복 차림의 제국군 8명이 저벅저벅 행진한 뒤 시커먼 다스 베이더가 등장했다. 감독 조지 루카스를 비롯해 헤이든 크리스텐든, 내털리 포트먼, 새뮤얼 L. 잭슨, 이안 맥다이어미드 등 칸영화제를 축복하러 미국서 날아온 친절한 사절단을 사람들은 열렬히 환호했다. 이날 <원초적 본능2>의 비공식 상영차 칸을 방문한 샤론 스톤도, 개막식을 찾았던 프랑스 영화계의 대모 카트린 드뇌브보다 열광적인 포토콜 세례를 받고 갔다. 전세계인이 모이는 영화축제에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실현될 수 있는 수단은 정말 단 하나뿐인가보다.

<스타워즈3>의 감독과 주연 배우들. 오른쪽부터 조지 루카스 감독, 새뮤얼 L. 잭슨, 내털리 포트먼, 헤이든 크리스텐슨.

신작 촬영 때문에 삭발로 등장한 내털리 포트먼은 소녀와 여인 사이가 아닌, 소년과 여인 사이의 아름다운 경계를 드러냈다. 그 누구보다도 밝고 상기된 태도로 포토콜에 임한 내털리 포트먼은 한 미국기자로부터 ’당신이 이 프로젝트에 사인했을 때만 해도 미성년자였고 몇년이 흘렀다. 그동안 무엇이 달라졌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포트먼은 이렇게 대답했다. "한 캐릭터를 여러번 할 수 있다는 건 배우로서 아주 좋은 기회다. 내가 출연한 영화를 보면서 아, 저 부분은 다시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캐릭터를 발전시킬 수 있다. 그건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내면이 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나킨 스카이워커 역의 헤이든 크리스텐슨. ‘마지막 촬영날 조지 루카스가 ‘컷’이라고 했을 때 기분이 어땠는가’라는 질문에 크리스텐슨은 이렇게 대답했다. "굉장히 벅찬 순간이었다. 나와 조지 (루카스) 뿐 아니라 모두가 그랬을 것이다. 드디어 끝이구나. 달콤쌉싸름한 기분이었다. 눈물도 나고. 원래 다 그런 것 아닌가."


조지 루카스 감독.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조지 루카스 감독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1, 2편이 혹평을 받은데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난 <스타워즈> 시리즈가 두 종류의 팬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았다. 한 종류는 25세 이하이고 다른 한 종류는 25세 이상이다. 미디어의 영향을 많이 받는 25세 이상의 팬들은 <스타워즈>의 오리지널 3부작을 더 좋아한다. 그들이 좋아하지 않는 <스타워즈>의 프리퀄은 25세 이하 팬들이 광적으로 좋아한다."


메이스 윈두 역을 맡은 새뮤얼 L. 잭슨. “배우로서 <스타워즈>에서 연기를 한다는 건 스트레이트하다기 보다 블루스크린이라든지 다른 요소들이 함께 하는 작업인데, 어떻게 연기를 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잭슨은 “조지 루카스처럼 연기하는 거?”라고 농담을 되던졌다. “스토리에만 집중하면 블루스크린 위에서 뭐가 펼쳐질지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중요한 건 조지 루카스가 쓴 스토리를 배우들이 서로 어떻게 이해하고 감정을 주고받아서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것인가다. 그것만 되면 관객들은 우리가 블루스크린 앞에서 연기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게 된다.”


관객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는 내털리 포트먼

붉은 카펫 위로 하얀 전투복 차림의 제국군 8명이 저벅저벅 행진하는 모습.

제국군 8명이 행진한 뒤 등장한 다스 베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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