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못본 장면]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은 오지 않았다?
2005-05-19
글 : 한청남

<터미네이터 2> DVD는 발매 당시 뛰어난 화질과 음질은 물론 멋진 메뉴화면과 방대한 부록들로 극찬을 받았던 타이틀이다. 지금은 그에 못지않은 대작 타이틀이 잔뜩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심리스 브랜칭’ 기술을 사용해 한 장의 디스크에 극장판과 확장판을 동시에 수록한 점 등 DVD의 장점을 모두 활용한 레퍼런스 타이틀로 지금까지 인식되고 있다(국내판의 경우에는 그 기능을 살리지 못하고 두 장의 디스크에 각각 따로 수록됐다).

<터미네이터 2> 엔딩 장면

한편으로 이스터에그로 감춰진 또 다른 엔딩을 찾는 재미도 부여하고 있는데, 바로 영화 속심판의 날인 ‘82997’(1997년 8월 29일)을 확장판 메뉴화면에서 입력하면 볼 수 있게끔 하고 있다. 이스터에그 찾기가 성공하면 영화의 명대사인 “미래는 결정되지 않았다(Future is not set)”가 글자로 표시되면서 엔딩이 다른 <터미네이터 2>를 감상하게 된다.

원래는 T-1000을 물리치고 T-800과 작별을 고한 사라 코너가 불안한 미래에 대해 독백하는 것으로 끝을 맺지만, 새로운 엔딩 장면에서는 30년 뒤 평화로운 미래에 곱게 늙은 사라가 과거를 회상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심판의 날에 마이클 잭슨이 마흔이 됐을 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며 종말은 오지 않았다고 말하는 그녀. 또한 아들 존 코너는 국회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싸운다고 이야기한다.

30년 뒤 워싱턴
아들 존 코너와 손녀딸
"심판의 날은 오지 않았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음성해설에 따르면 오프닝의 핵폭발 장면과 대조되는 장면의 엔딩으로 설정했다고 하는데, 관객 입장에서 볼 때 너무 작위적인 것 같아 현재의 엔딩으로 대체했다고 한다. 덕분에 <터미네이터 3>가 나올 수 있었으니 제작사로서도 돈을 더 벌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물론 제임스 카메론이 원하지 않았던 결과(심판의 날은 결국 왔다!)가 초래됐지만 말이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