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하면 떠오르는 가장 핵심적인 이미지는 무엇일까? 레이저 빔이 오고가는 화려한 공중전? 기괴한 외계인들이 가득한 이국적인 행성? 사람들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붕붕’하는 소리를 내며 무엇이든 잘라버리는 제다이의 광선검을 꼽을 것이다.
요즘은 디지털 기술로 손쉽게 현란한 빛을 만들어내겠지만, <스타워즈 에피소드 4>가 만들어진 1970년대 당시에는 광선으로 만들어진 검을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조지 루카스의 상상력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카메라 플래시에서 커버를 벗긴 것을 개조해 광선검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근사하게 형광 빛을 발하다가도 특정 각도에서는 그냥 막대기처럼 보이는 약점이 있었으며, 강도가 약해서 검과 검끼리 부딪쳐나갈 때는 부러져나가기 일쑤였다.
결국 막대기를 들고 싸우는 배우들의 동작 위에 광선검 애니메이션을 그려 넣는 ‘로토스토핑 기법’이 이용되었는데, 훗날 광선검의 디자이너로 유명해진 한국인 애니메이션 감독 넬슨 신이 광선검의 떨리는 효과까지 구현해내면서 루카스의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주었다.
한편 광선검의 독특한 소리는 전설적인 사운드 디자이너 벤 버트의 작품. 다스 베이더의 기계적인 목소리와 R2D2의 신호음 등 <스타워즈>의 거의 모든 소리를 만들어낸 그는 영사실에서 영사기들이 윙윙거리는 소리를 듣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진공청소기 소리에서부터 고장 난 마이크에서 나오는 소음, 얼음 깨지는 소리 등을 합석해 만든 효과음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되었고, 최근의 프리퀄 시리즈에도 거의 그대로 쓰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