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31일부터 9월10일까지 개최될 제62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5월18일치 <버라이어티>는 베니스영화제의 개막작으로 비경쟁 부문 초청작인 <칠검하천산>(서극 감독)이 선정됐음을 전했다. 무협사극 <칠검하천산>은 17세기 청나라를 배경으로 악독한 지배자에게서 마을을 구하기 위해 나선 일곱 검객의 활약과 사랑을 다룬 영화. 김소연이 여명의 상대역으로 조선 출신 혼혈미인 녹주를 연기했다.
베니스영화제 마르코 뮐러 집행위원장은 <스크린 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영화제를 준비하는 포부를 밝혔다. 뮐러는 올해 베니스의 심사위원장으로 <에비에이터>의 미술감독 단테 페레티가, 평생공로상 수상자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정해졌음을 확인했으며 중국, 홍콩, 일본, 인도의 걸작을 소개하는 ‘아시아영화의 숨겨진 역사’(Secret History of Asian Cinema) 회고전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침체위기의 밀라노견본시와의 제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또한 올해 베니스는, 90편의 영화를 상영했던 지난해에 비해 상영작 수를 30%가량 줄일 예정. 뮐러는 58편 정도의 영화를 상영할 것이며, 이중 경쟁부문이 20편 정도가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슷비슷하게 훌륭한 영화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다”고 상영작 감소의 배경을 밝힌 그는, 올해의 라인업이 거장들의 작품과 실험영화를 결합한 것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버라이어티>와 <스크린데일리>는 오는 7월28일 발표될 라인업과 관련해 후보작 리스트를 내놓았다.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 <로맨스 앤드 시가렛>(존 터투로), <브로크백 마운틴>(리안), <착한 연인>(필립 가렐), <가브리엘>(파트리스 셰로) 등은 <버라이어티>의 예상작들. 베니스영화제가 다시 한번 미국과 유럽의 스타들을 리도섬으로 끌어들일 것으로 전망하는 <스크린데일리>의 후보작에는, 기네스 팰트로 주연의 <프로프>(존 매든), 레이프 파인즈가 출연한 두편의 영화(제임스 아이보리 연출의 <화이트 카운테스>, 페르난도 메레이유 연출의 <성실한 정원사>), 맷 데이먼이 등장하는 <그림형제>(테리 길리엄) 등이 꼽혔다. 두 언론은 베이징어와 광둥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평소 아시아영화에 대한 애정을 간직했던 뮐러의 성향을 고려할 때, 아시아영화 중 신작이 포함될 것임을 시사했다. 두 언론이 동시에 꼽은 아시아영화 중에는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가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