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프랑스영화의 현재를 한눈에! 프랑스영화제
2005-05-25
글 : 김현정 (객원기자)
5월26일부터 CGV용산에서 프랑스영화제, 클로드 샤브롤 영화 등 볼 만
<살인의 도구>

제5회 프랑스영화제가 5월26일부터 30일까지 CGV용산에서 열린다. 2004년작 <베뉘스와 플뢰르>(Venus et fleur)를 개막작으로 선택한 프랑스영화제는 필름누아르와 로드무비, 코미디 등 프랑스영화의 현재 경향을 폭넓게 포괄하는 15편의 작품을 상영할 예정이다. 대부분 국내 미개봉작. 코스타 가브라스와 클로드 샤브롤, 아르노 데스플레생, 로랑 페레이라 바르보사 등의 신작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가 될 것이다. 프랑스영화제는 서울 상영이 끝난 뒤에 부산과 광주를 찾아간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 참고(www.ambafrance-kr.org/festival).

<신부 들러리>(La demoiselle d’ honneur)는 누벨바그 세대에 속하는 클로드 샤브롤의 신작이다. 히치콕을 추종했던 샤브롤은 히치콕의 서스펜스를 새롭게 해석한 영화들을 만들어왔다. 평탄한 삶 속에 잠복한 긴장이 파국을 부르는 과정은 이번에도 여전하다. 욕실설비 세일즈맨 필립은 어머니와 누나 두명, 아내와 함께 교외에서 살고 있다. 누나의 결혼식에서 신부 들러리 상타를 만난 필립은 관능적이고 비밀을 간직한 듯한 그녀에게 매혹되고 만다. 그러나 상타를 사랑하기 위해선 세 가지 시험을 통과해야만 하고, 그중엔 살인도 있을 것이다. <피아니스트> <왕의 춤>의 브누아 마지멜이 주연을 맡았다. <Z> <실종>의 코스타 가브라스가 3년 만에 내놓은 신작 <살인의 도구>(Le couperet)도 스릴러의 형식을 취한다.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도끼>가 원작인 이 영화는 어느 날 갑자기 정리해고당한 중년 남자가 주인공이다. 원제의 의미 또한 정리해고. 화학자 브뤼노 다베르는 직장을 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지만 2년이 가도록 새로운 일자리를 얻지 못한다. 마침내 그는 재취업의 경쟁자들을 하나씩 제거하기로 마음먹는다.

<왕들과 왕비>(Rois et reine)는 <파수꾼> <나의 성생활, 혹은 나는 어떻게 싸우는가>로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감독 중 한명이 된 아르노 데스플레생의 영화다. 오래전 연인이었던 두 남녀의 궤적을 따르는 영화. 병든 아버지를 돌보는 노라와 착오로 정신병동에 갇힌 이스마엘의 스토리가 평행선처럼 전개되다가 교차점을 찾아내는 이야기다. <빌리지 보이스>로부터 “풍요롭고도 이상한 영화”라는 평을 얻었다.

<신부 들러리>

<릴라 마침내 말하다>(Lila dit ca)는 베스트셀러 <릴라는 말한다>를 각색한 영화다. 시모라고만 알려진 작가는 모눈종이에 적은 원고지를 출판사에 맡기고 사라졌다는데, 이 소설에서 릴라와 사랑을 나누는 열아홉의 아랍계 소년의 이름 역시 시모다. 범죄와 매춘이 판을 치는 파리 근교, 시모는 상상력이 풍부한 열여섯 소녀 릴라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시모와 릴라는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없었던 모든 것, 성행위를 포함한 모든 상상을 나누며 꿈을 꾸지만, 죽음과 이별에 다다른다. 현실을 경멸하며 다른 세상을 꿈꾸는 젊은 배우 바이나 지오캉트와 모하메드 쿠아스가 호연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부천영화제에서 상영된 <아알트라>(Aaltra)는 아련한 흑백의 영상 위에 비극으로 다가가는 스토리와 그 사이에서도 어쩔 수 없이 끼어드는 유머를 싣는 영화다. 프랑스 북부 평원에 살고 있는 두 남자는 앙숙이다. 한 남자는 농부고 다른 남자는 재택 근무자. 평소처럼 격렬하게 다투던 그들 위에 무거운 농기구가 떨어지고, 두 남자는 휠체어를 타는 신세가 된다. 둘은 핀란드에 있는 농기구 제조업체로부터 보상을 받아내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유럽을 가로지르는 대장정에 오른다.

프랑스영화제는 이 밖에도 <그들이 상상하는 것>(Ce qu’ ils imaginent), <동물계의 종말>(Lafin du regne animal), <로컬 콜>(Ne quittez pas), <클라라와 나>(Clara et moi), <밀물이 되면>(Quand la mer monte) 등을 상영한다. 단편모음인 <육체에서 육체로>(Corp a corp), <살육>(Carnages)도 눈여겨볼 만하다.

제 5회 프랑스 영화제

일시: 5월 26-31(서울), 6월 3-6일(부산), 6월10-12일(광주)
장소: CGV 스페이스 9, 용산 멀티플렉스(서울), CGV 서면(부산), CGV 광주(광주)
예매: www.cg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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