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가이드]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로 인기 절정 이켠
2005-05-27
글 : 피소현 (<스카이라이프> 기자)
사진 : 정용일 (<한겨레21> 선임기자)
“흡혈귀하고 비슷해요”

‘닭대가리’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에도 뭐가 좋은지 헤벌쭉 웃기만 하는 남자. 그가 바로 문화방송의 주간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켠의 매력이다. 도무지 ‘흡혈귀’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엉뚱하고 바보스러운 캐릭터 덕에 드라마가 인기를 타고 있으며 이켠의 인기도 덩달아 급상승 중이다.

“예전엔 일주일에 2, 3일은 쉬었는데 요즘은 하루하루 알차게 보내고 있어요.”그의 말에서 뿌듯함이 배어난다. 실제로 그의 스케줄은 TV, 라디오 고정 출연에 위성 DMB 오디오 채널 DJ, 야외 콘서트 프로그램 진행까지 꼬리를 물고 이어질 정도로 빈틈없이 빡빡하다.

바빠진 생활로 힘든 기색이 보일 만도 하지만 그는 극 중 ‘켠’처럼 마냥 싱글 벙글이다.

그는 1997년 혼성그룹 UP로 데뷔한 뒤 그룹이 해체되자 홀로 힘겹게 활동했다. 무명의 설움을 톡톡이 겪었다. 때문에 ‘잘 나가는’ 요즘은 아무리 힘들어도 행복하기만 하다. 실제로 <안녕, 프란체스카> 촬영현장 사진 등이 가득한 그의 미니홈피에 가보면 그는 흡사 ‘연예인 놀이’를 즐기는 어린 아이같다.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버텨 여기까지 온 건 무명 때 나를 무시했던 사람들에 대한 복수심 때문이었습니다.” 그에게는 이처럼 ‘위험한’ 발언도 서슴치 않을 만큼 순수한 구석이 많다.

사실 극 중 이미지가 워낙 강한 탓에 많은 이들이 이켠의 실제모습 아니냐는 의심을 하곤 한다. 이에 대해 이켠은 “비슷한 면이 많아요”고 고개를 끄덕인다. “말귀도 잘 못 알아듣고 눈치도 없는 편인데다 당황했을 때 웃음으로 얼렁뚱땅 넘기려는 것도 비슷해요.”

하지만 한번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생각해보면 ‘센’ 캐릭터에 대한 부담이 없을 리 없다. 그런데도 그는 “지금 나이에 나만이 표현할 수 있는 필살기?”라며 역시나 낙천적인 답변을 내놓는다.

누군가를 따라잡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1등보다는 2등이 좋다고 한다. “ 지금은 1등이 일렬로 늘어선 상태(웃음)같아요”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묘한 승부욕이 느껴진다. 아마도 그것이 그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될 것 같다. 예전엔 상을 꼭 받고 싶어서 수상소감을 항상 생각하고 다녔다는 그에게 어떤 상을 받고 싶은지 물으니 그답게 엉뚱 발랄한 대답이 돌아온다. “여우주연상만 아니면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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