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을 중심으로 한국영화 인력의 요람 역할을 해온 한국영화아카데미가 2006학년도부터 학제를 큰 폭으로 개편한다. 이번 학제 개편의 주내용은 현재 2년인 정규과정을 1년으로 줄이고, 1년짜리 제작연구과정을 신설하는 것이다. 절반으로 줄게 되는 정규과정의 경우, 좀더 밀도있는 교육을 위해 현재의 학기제가 4쿼터(10주 단위)제로 바뀐다. 쿼터별로 특정 과제를 수행해야 다음 쿼터로 넘어갈 수 있게 한다는 게 아카데미의 계획이다.
이번 학제 개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작연구과정은 정규과정을 거친 학생 또는 이미 아카데미를 졸업한 학생 중 일부만을 대상으로 한다. 2007학년도부터 시작되는 제작연구과정의 대상 인원 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정규과정 인원의 30% 정도로 예상된다. 선발은 프로젝트별로, 시나리오와 제작계획서 심사를 통해 이뤄지게 된다. 각각의 프로젝트는 극영화의 경우 연출, 촬영, 프로듀서 전공자가 한팀이 되고,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 연출 전공 2인이 한팀이 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공동 연출도 인정할 방침이다. 이들은 아카데미 강의진의 밀착된 지도 속에서 주어진 기간 동안 장편영화 또는 중·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된다. 결국 영화아카데미가 제작사 역할을 하고, 제작연구과정 학생들이 메인 스탭이 돼 좀더 ‘프로페셔널한’ 영화를 만들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충무로 영화사나 방송사를 참여시켜 공동제작을 추진하게 된다. 또 각 프로젝트에는 순제작비 5천만원 정도가 주어질 전망이다. 이번 학제 개편에는 학생들을 프로젝트로 선발해 단편과 장편 제작 기회를 주는 캐나다의 캐나디안 필름센터와 국립영화학교인 INIS가 모델이 됐다. 빈센조 나탈리 감독의 <큐브>도 캐나디안 필름센터에서 선발한 프로젝트였다.
박기용 한국영화아카데미 원장은 “수년 전부터 고민해오던 문제였다. 좀더 전문성 있고 현장성 있는 교육을 위한 방법론이라고 생각한다. 정규과정을 1년으로 줄임으로써 현장인력의 접근성을 높였고, 제작연구과정을 신설해 실질적인 성과물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한다. 영화아카데미는 올해 10월 쯤부터 시작되는 2006학년도 신입생 선발에 앞서 6월 중순에 신입생 선발요강을 발표하고, 7월 말에는 입시설명회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