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들이 한국영화를 볼 수 있는 출구가 열렸다. 시청각 장애인이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돕는 ‘한국영화 한글자막·화면해설 상영 시범사업’의 제1호 상영작으로 MK픽처스의 <안녕, 형아>가 선정되었다. 지난 5월25일 용산CGV에서 이에 대한 특별상영회가 개최되었다. 시각, 청각, 지체부자유 장애인 150여명은 디지털자막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자막과 화면해설을 위한 FM수신기의 도움으로 편안히 영화를 즐겼다. 상영 전 무대인사를 수화로 진행하는 관계자나 화면해설기기를 체험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상영회에 참여한 <안녕, 형아>의 심보경 PD는 “처음에는 영화내용이 사업에 부합하고 전체 관람가여서 선정되었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그분들이랑 같이 영화를 관람해보니 우리는 영화관을 가거나 영화에 대한 꿈을 키우는 게 자유스러운데, 그분들은 권리를 쟁취하듯이 힘들게 얻어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한국농아인협회, 메가박스 씨네플렉스, CJ CGV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사업은 5월30일 <안녕, 형아>를 필두로 올해 12월까지 용산CGV와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계속된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자막을 입힌 시범 상영은 한해 동안 한국영화 최소 20편을 대상으로 주 3회 이상(주말 1회 포함/ 주중 2회 중 1회는 저녁시간대 상영) 이루어질 계획. 한편 시각장애인은 별도의 FM수신기를 통한 화면해설 상영(사업기간 중 5편 예정)을 통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하반기부터는 서울 두곳의 멀티플렉스를 제외한 지역에서 부정기적인 초청상영회도 준비된다. 영화진흥위원회 이충직 위원장은 “장애인의 문화권 향유는 지속적으로 제기된 사안이며 사회적인 화두이다. 장애인영화제를 지원하면서 농아인협회를 비롯한 제단체에서, 일반극장에서도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제안이 많았다. 일반관객도 ‘같이 사는 세상’이라는 공감대를 넓혀가는 의미로 생각하고 동참해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