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2주차를 맞이한 <스타워즈 에피소드3 : 시스의 복수>(이하 <스타워즈3>)가 현충일 황금연휴라는 흥행호기를 만났다. 지난주 서울주말 이틀관객은 16만여명이나 동원했지만 그에 비해 전국관객은 63만여명으로 집계되어 지방쪽 호응은 서울지역보다 무뎠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2주차에도 각 주요 사이트의 예매율은 55%이상으로 여전히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패시파이어>, <링2>, <pm 11:14>, <태풍태양> 등이 새로 개봉했지만 <pm 11:14>만 각 사이트에서 예매 순위 4위 정도에 올라와 있다. <스타워즈3> 뒤에는 <안녕, 형아>와 <연애술사>가 경쟁중이고 <그루지>는 평균 5위권을 형성중이다. 예매율로만 따지면 개봉 신작중에 <pm 11:14>만 겨우 존재를 알린 정도.
이런 상황은 <스타워즈3>에게 오히려 호재다. 신작 4편이 동시에 개봉했지만 선두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고, 선두권에서도 압도적인 수치로 <스타워즈3>가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개봉2주차에는 신작의 타격을 바로 받는게 정상인데 오히려 개봉 2~3주차인 작품들과 경쟁하는 <스타워즈3>로서는 한결 홀가분하다. 따라서 다음주 흥행 1위도 <스타워즈3>임은 분명한데, 문제는 전국총관객수다. 주말을 지나면서 전국누계가 200만명 가까이 된다면 제대로 가속도가 붙었다고 볼 수 있다.
<스타워즈3>가 극장가를 ‘싹쓸이’한다고 볼 영화가 없는건 절대 아니다. 흥행지표는 어떨지 몰라도 이번주 새로 개봉한 4편의 영화도 코미디, 공포, 스릴러, 청춘드라마 등 각양각색이다. 빈 디젤이 보모로 변신한 <패시파이어>에서는 근육질 액션 스타의 좌충우돌 아이 돌보기가 펼쳐지고, 연기파 배우 힐러리 스왱크가 출연한 <pm 11:14>는 오후 11시 14분에 동시발생한 서로 상관없는 다섯건의 범죄가 결국 하나의 그림을 만든다는 독특한 내용의 스릴러다.
<링2>는 고어 버번스키가 연출했던 미국판 <링>과 달리 일본판 <링>의 연출자였던 나카타 히데오가 메가폰을 잡은 것이 특이하다. 미국판 <링>은 일본판 <링>과 거의 흡사했었는데 오리지널 <링> 감독이 미국에서 찍은 <링2>는 어떨지 비교해보는 것도 <링> 팬들에게는 쏠쏠한 재미.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 감독이 오랫만에 연출한 <태풍태양>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소재로 파열할것 같은 젊은이들의 감수성을 읽어낸다.
전주에 개봉했던 가족 드라마 <안녕, 형아>, 로맨틱 코미디 <연애술사>까지 포함하면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진다. 쏠림현상은 다소 심하지만 가짓수는 풍성한 현충일 황금 연휴에, 기나긴 비수기를 통과했던 극장가는 반등을 몰래 고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