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주말극장가] <연애의 목적> 극장가 평정 분위기
2005-06-10
글 : 고일권
한국영화, 붙어야 산다?
예매율 1위 <연애의 목적>
예매율 2위 <간 큰 가족>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가 2주 천하로 끝날 조짐이다. 예매를 시작한 <연애의 목적>은 주요 예매 사이트에서 45%~50%에 가까운 압도적인 예매율로 주말극장가 평정을 예고하고 있다. 제작사 싸이더스 입장에서는 대작 <역도산>과 <남극일기>의 잇따른 흥행실패에 저밀었던 가슴을 오랜만에 쓸어내리는 반가운 수치다. 박해일과 강혜정의 노골적인 연애담 <연애의 목적>은, 18세 관람가라는 불리한 등급 타개책으로 기말고사가 끝나는 홀가분한 대학생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연애의 목적> 뒤에는 <간 큰 가족>이 버티고 있다. <간 큰 가족>은 통일이 되어야 아버지의 유산 50억을 받을수 있다는 사실에 온 식구가 벌이는 통일자작극 코미디다. 신구, 김수미, 김수로, 성지루, 신이 등 ‘한 코미디’하는 배우들이 총집합했다. 물론 새롭게 코미디에 도전하는 감우성의 모습도 체크 포인트다. 주요 사이트의 예매율 20% 내외를 보이고 있어 다음주 박스오피스 2위가 점쳐진다.

재미있는건 최근 한국영화가 부쩍 붙어서 개봉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초에는 <주먹이 운다>와 <달콤한 인생>이 같은날 격돌했었고 4월말과 5월초에는 한주간격으로 흥행작 <댄서의 순정>과 <혈의 누>가 맞붙었다. 5월 중순을 지나면서는 <남극일기>, <연애술사>, <프락치>가 같은주에 개봉했고 그 다음주에는 <극장전>과 <안녕, 형아>가 나란히 선보였다. 이번주에는 <연애의 목적>, <간 큰 가족>, <녹색의자>가 동시에 개봉한 상황.

이번주 대규모 배급라인을 타지 않은 <녹색의자>는 차치하더라도 비슷한 사이즈의 한국영화 두편이 동시개봉하는건 앞으로 다가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음주인 6월 중순부터 본격화되는 할리우드 영화의 공략에 일부러 맞붙을 필요가 있냐는 계산이 저변에 깔린것. 실제로 6월 중순부터 7월초까지는 <미스터&미세스 스미스>(16일), <씬 시티>(23일), <사하라>(24일), <배트맨 비긴즈>(24일), <아미티빌 호러>(7월 1일),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1일) 등 할리우드발 블록버스터 7편이 대기중이지만 한국영화는 <분홍신>(1일) 한편뿐이다.

극장가 상황이라는게 항상 유동적이어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홍수속에서도 한국영화가 독야청청 흥행가도를 달리는 경우도 있지만 웬만한 배짱이 아니면 일부러 ‘맞짱’은 피하는게 상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란히 붙은 한국영화 두편이 시너지를 내 침체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 넣어준다면 바랄게 없다. 하지만 최근 한두달 사이에는 ‘동반상승효과’ 보다는 ‘나눠먹기’로 인한 폐해가 컸다. <미스터&미세스 스미스>가 버티고 있는 다음 주말전에 새롭게 관객의 눈길을 끈 두편의 한국영화가 이번주에 동반상승하기를 기대해본다.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