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충무로는 통화중] <활>과 <극장전>의 의미있는 도전
2005-06-15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성적은 기대 이하, 그러나 예술영화의 생존법 제시에 한 몫
<극장전>

새로운 배급 방식의 출구를 모색했던 두편의 예술영화 <활>과 <극장전>의 과정이 험난하다. 단기간 대규모로 상영한 뒤 1~2주만에 종영되는 기존 방식의 폐해를 벗어나고자 <활>은 일주일 단위의 ‘소규모 순회 상영 방식’을 택했고, <극장전>은 전국 ‘소규모 장기간 상영 방식’을 택했다.

5월12일 서울 씨너스 G와 부산극장 두 군데에서 동시 개봉한 <활>은 18일까지 각각 1226명, 261명의 관객을 불러들였다. 연이어 일주일간 상영된 씨너스 대전극장에서는 156명이 극장을 찾았다. 최종 집계는 전국 1643명. <활>의 관계자는 “영화를 보여주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다. 흥행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다 큰 아쉬움은 애초 계획한 <활>의 순회 상영 일정이 중단된 것에 있다. 예정되기로는 씨너스 대전에 이어 26일 대구 한일극장, 6월2일 광주 무등극장까지였으나 중도하차한 것이다.

호평 속에 5월26일 개봉한 <극장전>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2주차 접어든 6월8일까지 서울관객 2만4677명, 전국관객 3만5336명을 모은 <극장전>은 전국 29개관에서 3주간 상영되는 것이 계획이었다. 그러나 10개로 시작했던 서울 개봉관 중 서울, 대한, 아트레온, 롯데 영등포가 이미 내렸고, 개봉 2주차 현재 씨네큐브, 시네코아, 하이퍼텍 나다, 메가박스 코엑스, CGV강변·상암 등 여섯 곳에서만 상영 중이다. 지방 역시 19개관에서 시작했지만, 2주차 현재 10개관만을 유지하고 있다. 처음 29개관 전부 3주간 영화를 상영하겠다는 극장쪽 입장이 고수되지 않은 탓이다. “적극적인 관객과의 대화 등으로 개봉 2주차에 접어들어 서울관객의 경우 하루 1천명씩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관계자의 말은 그래서 더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관객과 호흡하려는 두 영화의 실험은 현실의 장벽을 넘지 못했지만, 한국 영화계가 함께 고민해야할 예술영화의 생존법에 관한 화두만큼은 확실히 던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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