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틀]
<굿바이 레닌 SE> 선의의 거짓말이 주는 감동
2005-06-15
글 : 김송호 (익스트림무비 스탭)

가상의 남북통일을 다룬 코미디 <간 큰 가족>이 요즘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남북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불안정한 지금, 비록 영화로나마 통일이라는 상황을 간접체험하고 그로 인해 웃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 <굿바이 레닌>이 <간 큰 가족>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하지만, 두 영화는 아직 통일을 이루지 못한 남북한과 이미 통일된 동서독의 차이만큼이나 다르다. <간 큰 가족>이 ‘통일되었다고 믿게 만드는’ 영화라면 <굿바이 레닌>은 ‘통일이 되지 않았다고 믿게 만드는’ 영화다.

독일에서는 ‘국민영화’ 취급을 받았을 정도로 흥행이 잘 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트영화 전문 상영관에 걸린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 <굿바이 레닌>은 DVD를 통해 보다 쉽고 흥미롭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다. 두 가지 음성해설을 통해 통일 당시의 상황은 물론 어떻게 고증된 영상을 만들 수 있었는가에 대한 다양한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 감독은 ‘영화는 1초에 24번 거짓말하는 세상’이라며 더 그럴듯한 ‘거짓말’을 만들기 위해 고민한 이야기를 차분히 들려준다. 통일되기 전의 추억 이야기가 많은 배우들의 음성해설에서는 오히려 통일 이후 각박해진 독일에 불어닥친 ‘동독 향수’가 이 영화의 흥행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부록으로 담긴 내용도 충실하다. 동독의 TV 광고, 쇼 프로그램, 통일 당시의 자료화면 등의 부가영상을 따로 감상할 수 있는데, 보통의 한국 관객에게는 그리 익숙하지 않은 동독 문화의 이모저모를 접해볼 수 있다. 실제와 극중의 상황이 조금 다르게 묘사된 레닌 동상의 최후를 비교해 볼 수도 있고, 극중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었던 ‘가짜 뉴스’의 완전판을 통해 ‘실은 코카콜라가 50년전 동독에서 발명된 것’이라는 뻔뻔스럽지만 애교스런 거짓말에 기꺼이 속아 넘어가 줄 수도 있다.

<굿바이 레닌>의 본편과 부록을 다 보고 나면, 이 커다란 하나의 거짓말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이 들어갔는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거짓말이 밉지 않게 다가오는 까닭은 인간에 대한 애정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굿바이 레닌>이나 <간 큰 가족> 같은 영화를 정말로 순수하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때가 오는 것은 과연 언제일까.

감독의 시각효과 해설
가짜 뉴스 완전판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