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랜드를 찾아서>에는 우리가 몰랐던 ‘피터 팬’의 세계가 있다. <피터와 웬디> 이전의 <켄싱턴 공원의 피터 팬>이 있고, 동화가 아닌 연극 <피터 팬>이 있으며, 작가 제임스 배리와 실비아 데이비스와 그녀의 네 아들(실제로는 다섯 아이)과의 인연이 있다. 그리고 루이스 캐럴이 그랬듯 제임스 배리가 페도필리아의 혐의를 받았음을 기억하는 자에게 <네버랜드를 찾아서>는 확고한 반박성명을 들려준다. <네버랜드를 찾아서>에서 배리와 소년의 관계를 본 사람이라면 루이스 캐럴의 사진 속 앨리스를 보았을 때와 같은 느낌을 받을 게다.
<네버랜드를 찾아서>의 천진무구한 세계는 배리의 순수한 영혼을 그대로 담고 있을 뿐 아니라, 감독 마크 포스터의 가족과 제임스 배리의 가족 그리고 실비아와 아이들의 불행한 죽음을 조금씩 내비친다. 그래서 깊은 감동과 함께 슬픔이 따라오는지 모르겠다. 각자의 마음속에 있을 피터 팬을 마주하게 하는 <네버랜드를 찾아서>는 <피터 팬>의 외전이면서도 지금껏 나온 어떤 <피터 팬> 영화보다 피터 팬의 핵심에 근접했다.
<네버랜드를 찾아서>는 영화에 아직 마술이 존재함을 믿게 만드는, 흔치 않은 작품이다. 에드워드 시대의 격조를 잃지 않았거니와 그 속에 담긴 진정성이 그대로 느껴져 친밀감도 넘쳐흐른다. 세 신사-감독과 제작자, 각본가-는 영화만큼이나 품격 있는 음성해설을 들려준다. 제작 뒷이야기, 시각효과 특집, 시사회 풍경, 3개의 삭제장면, 아웃테이크 등 부록은 간략하지만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