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딘은 잊혀져버린 것일까. 제임스 딘의 사망 50주기를 맞아, 그의 고향인 인디애나주 마리온시에서 지난 6월3일부터 사흘간 열렸던 제임스 딘의 추모제가 6천명이라는 초라한 관객 수로 마감하며, 주최사에 130만달러의 적자를 떠안겼다. 추모제의 실패를 예견하지 못했던 주최사는 당황한 채로 그 이유를 분석하고 있는 중이다.
50년 전 9월 자동차 사고로 요절한 뒤, 반항의 표상으로서 전세계적으로 사랑받았던 제임스 딘. 그를 추모하는 이번 행사는 워너브러더스와 로코코 프로덕션이 함께 기획 진행했다. <에덴의 동쪽> <이유없는 반항> <자이언트> 등 제임스 딘의 출연작들을 복원된 프린트로 대형 스크린에서 상영하고, 관련 콘서트를 하루 두어 차례 개최하며, 제임스 딘의 집과 차의 경매 이벤트를 연다는 것이 주된 계획이었다. 이들은 애초 10만명의 관람객 동원을 목표로 정해두기도 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쳤다. 행사 마지막 날 불어닥친 폭풍으로 정전이 되면서, <자이언트> 상영이 취소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 <자이언트>에 함께 출연했던 데니스 호퍼, 그리고 제임스 딘의 다큐멘터리 내레이터로 참여했던 마틴 신이 게스트로 초대됐으나, 일정상의 문제를 들어 불참한 것도 관객 수에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비싼 입장료와 까다로운 행사장 위치에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하루 단위로 받은 입장료는 25달러. 주최쪽은 콘서트 두건과 영화 한편 관람을 보장하는 이 티켓의 가격은 합리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지역의 실업률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추억을 둘러보기엔 조금 비싼 가격이었던 게 사실이다. 인디애나폴리스와 포트 웨인의 중간 지점으로 알려진 행사장이 미국 밖의 팬들이 찾아가기 쉽거나 특별히 매력적이지 않았던 것도 패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관객의 60%가 지역 주민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추모제가 흥행에 참패했다는 사실을 접한다면, 무덤에 누운 제임스 딘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세기의 아이콘이자 전설이었던 사내도 시대의 변화 앞에는 무력해질 수밖에 없는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