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에 위치한 극장 ‘씨너스 G’에서는 최근 <간큰가족> 상영 전에 박세종 감독의 단편애니메이션 <버스데이 보이>를 상영하고 있다. 지난 6월9일부터 시작된 이 상영 행사는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씨너스가 ‘색깔있는 10분 산책’이란 이름으로 기획한 단편영화 개봉지원 프로그램이다. 반포에 위치한 센트럴점, 분당점, 부천 이채점, 대전점 등 씨너스 극장 체인 5곳이 동일하게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기획자 씨너스 박동준 이사는 “극장 체인 브랜드에 개성을 부여하고 단편영화들의 상영 출구도 제공하자는 것”이라고 프로그램 취지를 설명했다.
-기획 배경을 듣고 싶다.
=멀티플렉스 체인 브랜드로 회사의 방향을 잡고 향후 계획을 구체적으로 고민하다가 영화 만드는 사람들을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 얘기하게 됐다. 우리는 장소와 시간을 확보한 사람들이니까 그걸 할애하기로 하고, 일단 구조적으로 작품 개봉이 어려운 단편영화들을 틀어주자고 얘기가 됐다. 그런데 단편영화라고 해도 긴 건 길더라. 그래서 일단 10분에서 시작하게 됐다.
-<버스데이 보이>를 첫 번째 타이틀로 결정한 까닭은.
=지난 3월 중순쯤에 국회에서 상영회가 있다는 기사를 봤다. 이 정도 작품이면 첫 작품으로도 의미있겠다 싶어서 그날 국회에 가서 작품을 봤다. 차후에 박세종 감독도 만났다. 감독은 자기 작품을 트는 건 개인적으로 좋지만 이 행사가 1회성이면 참여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우린 앞으로 다른 단편들도 계속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금은 <간큰가족> 앞에 붙여서 상영하고 있는데, 특정 영화를 정하면서 배급사하고도 이야기한 바가 있나.
=하지 않는다. 어차피 영화 앞에 붙는 광고와 예고편을 줄이고 가는 거라 문제될 게 없다.
-반응은 얻고 있나.
=관객이 좋아하는 걸로 알고 있다. 애니메이션이라 부담도 없어 하고 <버스데이 보이>에 대해 궁금해했던 사람들도 의외로 많은 것 같더라. 포스터도 극장홀에 많이 붙여놨고 입장권에도 표시해놓고 있다.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간큰가족> 보러왔는데 만화 하네, 이러면서 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웃음)
-다음 작품은 공모 중인 걸로 알고 있다.
=기본 아이디어는 공모다. <버스데이 보이>는 첫 상영작이라 달랐지만, 수상작이거나 언론에 많이 노출된 영화들은 이미 혜택을 받았으니까 그렇지 못한 영화들에 우선적으로 기회를 주고 싶다. 그래야 우리 나름의 시각도 가질 수 있다. 궤도에 오르고 나면 한달에 7편씩 소개하는 게 목표다. 지점마다 상영작도 다르게 갈 생각이다. 그래야 많이 소개할 수 있고, 프린트 추가 비용도 없앨 수 있다. <버스데이 보이>는 첫 작품이라 프린트 5벌 비용을 우리가 댔지만 앞으로는 프린트가 확보된 작품을 상영할 생각이다.
-상영시간은 10분으로 계속 고정할 생각인지.
=현실적으로 어렵다. 광고가 물려 있고, 더 길어지면 관객도 힘들어할 수 있다. 이 행사가 일단 관객에게 허락받고 하는 게 아니고 관객이 초이스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관객에게 피해를 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좋은 영화 한편 더 봤어, 하고 기뻐해야 하는데 너무 길어서 짜증나면 안 되지 않나. 광고는 지금보다 더 뺄 생각이다. 어떻게 하면 과정을 심플하게 만들고 보너스로 즐거운 시간을 얻게 할 것인가 거기에 초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