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 부분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만 읽으시길 바랍니다.
<인게이지먼트>는 미스터리적인 극의 구조상 집중하고 보지 않으면 영화의 흐름을 놓치기가 쉽다. 특히 회상장면과 내레이션을 통해 중요한 단서들이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영화의 핵심은 마띨드가 찾는 약혼자 마네끄가 ‘과연 전쟁터에서 살아남았느냐’하는 것인데, 그를 둘러싼 수많은 인물들의 상반된 주장들로 인해 마띨드의 여정은 험난해진다.
결론적으로 마네끄는 마띨드의 바람대로 살아남았다. 하지만 마네끄는 기억상실증에 걸렸으며 그를 전쟁터에서 죽은 친자식 대신 여기는 데로셸 부인에 의해 보호받고 있었다. 주네 감독이 삭제한 장면들에는 그런 데로셸 부인에 대한 에피소드와 함께 두 연인이 재회하는 마지막 장면에 대한 부가 설명이 담겨있다.
어느 날 마띨드는 익명의 편지를 받는데, 그 내용은 마네끄의 생사여부에 대한 단서를 쥐고 있는 인물 ‘셀레스텡 푸’는 이미 죽었으니 찾지 말라는 것. 나중에 밝혀지지만 그 편지는 데로셸 부인이 보낸 것으로써 새로 얻은 아들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그녀가 마띨드를 방해하기 위한 책략이다(관객이 복잡하게 생각할까봐 삭제했다고 하는데 정말 복잡하다).
그리고 또 다른 삭제장면에서는 마네끄를 만나러 가는 차 안에서 탐정 피레의 설명을 통해 데로셸 부인의 죽음이 자세하게 언급된다. 마네끄를 시내로 데리고 나온 데로셸 부인은 이발소에 들러 머리를 깎게 하는데, 공교롭게도 그 이발사는 마네끄의 정체를 알고 있는 파바르 상사였다.
황급히 이발소를 뛰쳐나온 데로셸 부인은 마네끄는 자신의 아들이라며 길가에서 소리를 지르다가 그만 지나가던 차에 치어 숨지고 만다. 바로 이 사건으로 인해 탐정은 마네끄의 행방을 알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설명이 빠지면서 영화의 마지막이 좀 서둘러 마무리 된 것 같은 생각도 들지만, 마지막의 좋은 분위기를 우울한 사고 장면으로 인해 망치고 싶지는 않았다는 것이 감독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