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DVD]
[코멘터리] <매트릭스> 허점과 장점, <얼티밋 매트릭스 컬렉션>
2005-06-25
글 : 김송호 (익스트림무비 스탭)
1편의 시각적 참신함은 평론가와 철학자 양쪽 모두 동의한다.

‘생각하는 블록버스터’를 표방했던 <매트릭스> 시리즈가 그 특유의 철학적 언급으로 다양한 평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작 DVD에는 감독의 코멘터리가 실리지 않아 ‘과연 그들이 무슨 생각으로 만들었던 것일까’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다시 출시된 이 박스 세트에서조차 형제들은 ‘니들이 알아서 생각하렴’이라는 간단한 변만을 남긴 채 일련의 평론가들과 철학자들의 코멘터리 대결을 실어버렸다. 각자 작품에 대한 찬반을 주장하는 이들의 코멘터리는 근래 들어 가장 흥미로운 DVD 부록이다. 재미있는 것은 진짜 대결이 2편 <리로디드>부터 시작된다는 점. 1편에 대해서는 씹으라고 데려온 평론가들마저 비범한 작품이라는 찬사를 잔뜩 연발할 정도니, 그 심대한 영향력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리로디드>가 시작되자 평론가들은 그동안 <매트릭스>를 신격화시켜온 골수팬들이라면 격분하고도 남을 위험 발언들을 쏟아낸다. 나름대로 DVD에서 가장 점잖은 부록이라고 할 수 있는 코멘터리에서 ‘진짜 비웃음’을 듣는 것은 처음이다. 반면 철학자들은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정말로 영화를 즐기고 있다. 철학적 관점으로 작품의 텍스트를 비교적 쉽게 짚어주는 이들은 유머가 가미된 강의를 듣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두 종류의 코멘터리 모두를 들으려면 영화를 여섯번이나 봐야 하지만, 듣는 재미와 풍부한 내용, 그리고 찬반의 구분이 명확한 논조는 그러한 고생(?)을 충분히 보상해준다. <매트릭스>를 정말로 좋아하는 팬이라면 한번 도전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고 글로리아 포스터(오라클 역) 역시 만장일치의 지지를 받는다.
철학자들 왈, “둘 다 먹지 그래. 60년대라면 그랬을 텐데”.

평론가들 왈, “진짜 웃기는군. 이게 무슨 싸구려 맥주 광고도 아니고…”.
찬성과 반대, 당신은 어느 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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