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이 또 다른 돌연변이 슈퍼히어로를 응징하러 나섰다. 지난 6월14일, <엑스맨>의 제작사인 이십세기 폭스와 마블 코믹스가 소니픽쳐스와 레볼루션 스튜디오를 표절혐의로 고소했다. 두 회사가 소송장을 제기한 이유는 소니픽쳐스와 레볼루션 스튜디오가 제작하고 있는 <줌의 아카데미>의 주요 테마와 캐릭터, 이야기 구조가 <엑스맨> 시리즈와 쌍둥이처럼 닮아 있기 때문. <줌의 아카데미>는 초능력을 잃어버린 전직 슈퍼히어로 줌(팀 앨런)이 젊은 슈퍼히어로 양성교육을 시작한다는 내용의 SF영화로, 초능력을 가졌다는 이유로 정부와 사회로부터 핍박받아온 아이들이 특수학교에서 교육받으면서 능력을 키워나간다는 점에서 <엑스맨> 시리즈와 유사하다. 이십세기 폭스의 대변인은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서 열린 법정심사에서 “레볼루션 스튜디오가 우리가 보낸 경고문을 읽고 스크립트의 일부분을 수정하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 <줌의 아카데미>가 <엑스맨> 시리즈를 일부 표절했다는 혐의를 완벽하게 벗을 수는 없다”며 강력한 대응을 시사했다.
이십세기 폭스와 마블 코믹스가 이토록 강경하게 법정투쟁을 불사하고 나선 이유는 일종의 괘씸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소니픽쳐스는 이십세기 폭스가 <엑스맨3>의 개봉을 2006년 5월26일로 확정짓자마자, 원래는 8월경으로 예정했던 <줌의 아카데미> 개봉일을 <엑스맨3> 개봉일의 한주 전으로 당긴다고 발표했다. 결국 이십세기 폭스는 <엑스맨3>를 위한 대규모 마케팅이 결과적으로는 <줌의 아카데미>에 이롭게 쓰일 수 있다는 결론에 다다랐고, ‘표절혐의’를 들어가면서까지 소니픽쳐스와 레볼루션 스튜디오를 법정에 세운 것이다. <버라이어티>는 “할리우드 스튜디오들간의 싸움이 법정으로까지 가게 되는 일은 매우 드문 경우”라며, 소니픽쳐스가 <줌의 아카데미>의 개봉일을 <엑스맨3> 이후로 재조정하는 선에서 돌연변이들의 싸움은 마무리지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