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천안문 세대 혹은 ‘6세대’로 통칭되는 중국 독립영화전선의 최전방에 위치했던 왕샤오솨이의 신작 <상하이드림>이 중국 전역의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다. 데뷔작인 <나날들>에서부터 최근작인 <표류자들>까지 지아장커가 <세계>에서 시도했던 도시와 시골의 정서 충돌, 혹은 주류에 편입되지 못하는 ‘개인’에 초점을 맞춰왔던 왕샤오솨이가 이번에 주목하고 있는 대상은 부모 세대의 삶이다.
중국의 60년대 초, 전략적 중요성에 근거한 정부의 ‘삼선’(三線) 구분 정책에서 대후방이 되는 서남, 서북 지구를 일컫는 삼선 지역에 반강제 이주된 대도시 지식인들과 그 이후 세대의 삶을 다룬 <상하이드림>은 귀양을 배경으로 변혁을 맞이한 중국에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꿈꾸는 이들의 정서를 그리고 있다. 20년이 흐른 80년대, 이미 제2의 고향이 되어버린 귀양에 남을 것인지, 그토록 그리웠던 대도시 상하이로 돌아갈 것인지의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주인공 ‘칭홍’(영화의 원제이기도 하다)은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샤오건과 희망없는 연애를 시작한다.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비극적 결말뿐이다.
‘상산하향’(上山下鄕)이라는 정부의 구호에 희생된 지식인들의 삶을 통해 왕샤오솨이는 다시 한번 표류하는 개인을 다루는 듯하다. 여기에 왕샤오솨이는 지금까지의 작품들보다 더 묵직한 시대의 공기를 첨가한다. 일본군의 경쾌한 행진곡과 일장기로 시대의 정서를 묘사했던 <귀신이 온다>의 도입부와 같이 이 영화 또한 선전적인 국민체조 방송과 보일 듯 말 듯한 창 밖의 오성홍기로 영화를 시작한다. 그 시대 사람들의 모습을 체현한 칭홍과 샤오건 역의 두 배우는 <북경자전거>보다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가오위엔위엔과 리빈이다.
올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고 이곳 평단으로부터도 호평을 받고 있는 <상하이드림>은 지아장커의 <세계>와는 달리 관객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6월 초 개봉하여 이미 3주여가 지난 6월 셋째 주말, 이미 300만위안 이상의 흥행수입을 거두었다. 왕샤오솨이는 현재 지아장커 감독 등과 더불어 ‘중국 신예감독’ 단편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그의 관심사는 다시 자신의 부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