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단편영화 <거짓말폭탄> 연출하는 드러머 남궁연
2005-07-14
글 : 김수경
“촬영 전날 새벽 2시까지 돈 구하러 다녔다”

드러머 남궁연(39)이 스틱 대신에 메가폰을 잡았다. 농협창고에서 세트로 변신한 전주 <거짓말폭탄> 촬영현장에서 그를 만났다. OCN의 <오씨네 영화잡기2>를 통해 7월 말에 방영될 <거짓말폭탄>은 20분가량의 단편이다. 이 작품은 거짓말하면 터지는 폭탄을 개발하던 남자 궁(계성용), 그의 첫사랑 연(김민선), 그리고 궁에게 돈을 빌려주고 협박하는 남 사장(신해철)이 벌이는 해프닝을 담고 있다. 방문 당일, 갑자기 사라져버린 감독의자 대신 페인트통 위에 앉아 모니터를 확인하는 남궁 감독의 영화 입문기.

-갑자기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한 동기가 있을 것 같다.

=내년이면 불혹이다. 나이가 드니까 뭔가를 극복한다기보다는 나 자신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다. 원래 내 음악은 내가 보고 느끼는 비주얼을 표현한 것이다. 그 비주얼을 직접 표현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예전에 영화작업을 해본 경험이 있나.

=전혀 없다. 캠코더로 뭔가를 찍는 것은 즐겨하지만, 극영화에 참여한 경험은 없다. 이게 장난이 아니다는 걸 실감 중이다.

-한국영화 O.S.T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는 말을 했다. 더 상세히 설명한다면.

=사실 대부분 한국영화 음악은 영화의 비주얼과 따로 논다. 유기적으로 장면과 맞물리는 게 아니라, 감정만을 강조하는 음악이 많다. 영화와는 무관하게 음악이 들리는 상황이 자주 일어난다. 그래서 장면이 보이고 대사가 들리는 음악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쉽지는 않겠지만.

-한국영화 O.S.T 중에 맘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

=<장화, 홍련>. 최고다. 이병우 선배는 국가적으로 지원해줘야 할 대가다. 비주얼, 영화의 정서, 이야기 구조에 걸맞은 영화음악을 그 정도로 잘 만드는 사람은 거의 없다.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경험 부족을 염려하는 사람은 없나.

=싸이가 현장에 와서는 “형, 이거 제대로 찍히고 있는 거야?” 하더라. (웃음) 감독이 경험이 부족해서 빚어지는 시행착오도 있지만 경험 많은 스탭들이 잘 도와주고 있다. 안정준 조감독을 비롯해 <청연>팀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보다는 제작비를 조달하는 게 더 힘들다. 촬영 전날 새벽 2시까지 돈 구하러 다녔다.

-김민선, 신해철, 계성용이라면 단편에서 보기 힘든 화려한 라인업이다. 인맥인가.

=물론 시작은 친분이다. 하지만 현장은 현장이더라. 쓴소리도 귀담아듣고 있다.

사진제공 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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