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DVD]
[서플먼트] 6분짜리 3D단편 <버니>를 찾아라, <아이스 에이지>
2005-07-15
글 : 김송호 (익스트림무비 스탭)
나방과 토끼의 움직임은 실제 동물의 특징을 잘 살렸다.

극장판 애니메이션 DVD에는 부록으로 단편애니메이션이 함께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때때로 이들 단편은 극장판 본편 이상의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하는데, <아이스 에이지> DVD에 부록으로 담긴 <버니>(Bunny)가 그렇다. 이 6분짜리 3D단편은 오래전 남편을 잃은 늙은 토끼가 나방으로 나타난 천사의 인도를 받아 남편이 있는 천국으로 간다는 내용. 제작사 블루 스카이의 처녀작인 <버니>는 난반사를 실감있게 표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하여 제작에 활용했다. 덕택에 명암을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살린 분위기로 캐릭터의 고독감을 시각적으로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었다. 귀찮은 나방이 실제로는 천사였다든가, 오븐 속의 내벽 무늬가 천국의 수많은 별들로 변하며, 마지막 장면에서 액자에 반사된 나방의 날개로 재치있게 표현한 천사의 이미지는 단편 특유의 압축적 연출이 성공적으로 적용된 예라고 할 수 있다. 영화가 끝나면 흘러나오는 톰 웨이츠의 노래는 죽음이라는 심각하고 우울한 주제를 다룬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구석에 짠한 여운을 남긴다. 유쾌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의 <아이스 에이지> 본편과는 대조적으로, 정적이고 은은한 감동을 남기는 <버니>는 훌륭한 단편애니메이션의 모범적인 예를 보여준다. <아이스 에이지>의 감독 크리스 웻지의 초기작으로, 1998년 아카데미 단편애니메이션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다시 <아이스 에이지> 분위기로 돌아가고 싶다면, 함께 실린 <Gone Nutty>를 보자. 감독의 소개 및 음성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부드러운 조명으로 표현된 실내 분위기는 캐릭터의 정서를 잘 반영한다.
오븐을 열자 비치는 밝은 빛은 천국을 의미한다.

<버니>에서 활용된 기술은 훗날 장편에서 더욱 발전되어 선보인다.
시각적 아이디어가 빛나는 마지막 장면.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