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틀]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 피와 살이 튀는 공포와 유혈의 향연
2005-07-18
글 : 김송호 (익스트림무비 스탭)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은 토비 후퍼 감독의 1974년도 작품 <텍사스 살인마(국내 공개 제목은 이렇게 약간 다르지만 원제는 동일하다)>를 다시 만든 영화다. 마이클 베이의 영화사 플래티넘 듄스에서 만든 이 영화는 미국에서만 8천만달러가 넘는 대박을 터뜨렸고, 플래티넘 듄스는 곧바로 속편의 계획을 시작한 것은 물론 아예 공포 영화 리메이크 전문 제작사로 나가기로 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미티빌 호러> <힛쳐> 등을 연이어 다시 만들고 있다. 즉, <텍사스...>는 최근 할리우드 공포 영화계에서 하나의 주류로 떠 오른 ‘리메이크’의 대표 주자 가운데 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리메이크라고 하면 오리지널과의 필연적인 비교를 통해 깎아내림을 당하지 않으면 다행일 정도로, 골수팬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오리지널의 명성이 높을수록 그럴 가능성도 비례하게 되는데 <텍사스...>는 이를 미리 의식했음인지, 대담하게 자기 갈 길을 가고자 작정한다. 이 영화를 보면 만든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명성 따위는 오리지널이 이미 충분히 이뤘잖아. 그러니 이번엔 그냥 실컷 놀아보는 게 어때?’ 라고 말이다.

적어도 <텍사스...>는 영상 면에서 관객들이 지불한 시간과 비용을 아깝게 만들지는 않는다. 제작진은 이미 <텍사스 살인마>에 나와 유명해진 살인마 ‘레더페이스’에 팬들이 열광한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 따라서 이번엔 그가 천지를 진동시키는 전기톱을 휘두르면서 운 나쁜 선남선녀들의 팔다리를 잘라대는 과정에 영화의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오리지널보다 훨씬 잔혹하고 노골적인 폭력과 유혈 묘사가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은 물론이다.

심지어는 레더페이스가 워낙 강조되었기 때문에 그 이상으로 잔혹하고 변태적인 그의 가족들에 대한 묘사도 많이 줄어들었을 정도다. 더위 때문에 끈적끈적한 텍사스의 폭염과 시체 썩는 냄새가 화면 밖으로 느껴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음산하게 묘사된 변태 가족의 소굴도 영상으로 훌륭하게 표현되었다. 어디인지 알 수도 없는 장소에서 고립된 상태에 빠진 희생자들의 불안감도 생생하다.


이렇게 고출력 유혈과 말초적 공포를 표현한 영화답게, DVD의 화질과 사운드는 섬세하면서도 박력이 넘친다. 1.85대 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영상은 강한 명암이 인상적인 본편의 분위기를 멋지게 재현했다. 인물의 피부, 레더페이스의 도살장에 놓여진 잘려진 신체 부위나 부패된 시체의 세부 묘사는 배경의 밝고 어두움에 관계없이 뛰어나다.

돌비 디지털 5.1 EX와 DTS-ES 트랙이 지원된 사운드는 레더페이스가 해머로 희생자를 내리칠 때의 소름끼치는 타격음, 전기톱이 돌아가는 요란한 소리 등으로 감상자의 혼을 빼 놓는다. 음침한 영상과 강력한 효과음이 어우러져 피와 살이 튀는 공포와 유혈의 향연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부록은 티저 및 본 예고편, 뮤직 비디오, 포토 갤러리로 간소하다. 암흑 속에서 희생자의 비명과 불길한 발자국소리만 들려주는 티저 예고편은 공개 당시 상당한 화제를 모았는데 안방극장에서도 그 충격은 여전하며, 드물게 돌비 디지털 5.1 사운드가 제공되는 본 예고편은 파워풀한 전기톱 소리가 인상적이다. 포토 갤러리에서는 캐릭터와 세트의 설정 자료 등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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