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차기작은 <총>이 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차기작을 확인해준 것은 김기덕필름의 마케팅 담당자가 아니라 중부경찰서의 한 경관이었다. 김기덕 감독을 안내했던 경관은 총기 제작 허가를 받기 위해 찾아온 김기덕 감독이 노숙자로 오해받았다는 해프닝을 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 흘렸다. 김기덕 감독은 언론에 보도된 중부서 해프닝 사건에 대해 “총을 만드는 제작과정을 영화에 넣어야 해서 중부경찰서에 가서 총기 제작 허가를 밟으려다가 해프닝이 생겼다. 허름하게 입고 가서 그런 거지 무시를 당한 적은 없고 경찰이 안내를 잘해줬다”고 말했다.
김기덕 감독은 “영진위에서 지원을 받은 것이 있는데 8월15일까지 만들지 않으면 취소되고 앞으로 3년 동안 다시 지원을 받지 못한다”며 “지금 한창 자료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총>은 신작 <활> 이전에 일찌감치 1999년에 준비한 프로젝트로, 주인공인 총이 주인을 옮겨다니며 맞게 되는 운명의 변화를 다룬 작품이다. 지난해 6월 영진위 제작지원 대상작에 선정되어 4억원을 지원받은 <나는 살인을 위해 태어났다>가 바로 그 작품이다. “가스총 공장 같은 허가받은 총기제작소를 알아봐야 한다. 경찰청에선 총기관리법과 화약법에 저촉된다며 총기 제작과정 촬영은 안 된다고 했다. 러시아나 일본에 나가서 찍어야 할지 고민이다.” 김 감독은 현재 청계천을 돌아다니며 총기 제작에 관한 아이디어를 구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해프닝이 벌어지기 한 시간 전 김기덕 감독은 논현동의 스튜디오에서 애초 만들지 않겠다고 했던 영화 <활>의 DVD 코멘터리를 배우 한여름과 함께 진행했다. 김 감독은 DVD 제작 동기를 묻자 “배우와 스탭을 위해서 그것마저도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서 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