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광복 60돌등 기념 ‘영화와 혁명 특별전’
2005-07-19
글 : 김은형 (한겨레 esc 팀장)
혁명은 영화를 낳았고 영화는 혁명을 기록했다
<섹스게임>

해방 60주년, 광주 민주화운동 25주년을 기념해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카메라가 담아낸 20세기 혁명의 역사를 되돌아 보는 ‘영화와 혁명 특별전’을 7월27일부터 8월15일까지 연다. 1960~70년대 전후 일본 학생운동과 맥을 같이 하는 일본 언더그라운드 영화, 68혁명 당시의 프랑스 정치영화, 광주 민주화운동 이후 한국사회를 다룬 영화 등 총 52편이 상영된다.

일본 언더그라운드 영화 운동은 60년대 일본 대학가를 달구웠던 ‘전공투’(전학공투회의) 운동의 탄생, 발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번 영화제에서 대표작들을 소개하는 조노우치 모토하루와 아다치 마사오는 당시 학생운동의 주역이자 실험영화운동의 전위에 섰던 인물. 이 가운데 아다치 마사오는 와카마츠 고지와 함께 저예산 포르노 영화를 바탕으로 과격한 영화적 실험을 했던 인물로 그의 대표작인 <섹스 게임>(1968·사진)은 성과 정치의 문제를 해방과 자유라는 하나의 범주로 결합한 작품이다.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적군/PFLP: 세계전쟁선언>은 1971년 칸 영화제에 참여했던 두 사람이 팔레스타인을 방문해 팔레스타인 해방인민전선의 투쟁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일본 언더그라운드 영화의 최고 문제작으로 꼽힌다. 아다치 마사오는 영화를 완성한 뒤 팔레스타인으로 도항해 직접 혁명에 투신하면서 영화 인생을 마무리했다.

일본 언더그라운드 영화처럼 프랑스의 68혁명 관련 영화들도 직설적인 정치적 발언 못지 않게 과격하고 인습타파적인 실험영화들이다. 배우 겸 감독이었던 피에르 클레망티의 <혁명은 이제 겨우 시작이다:전진>(1968), 누벨바그 감독들의 영화적 색채에 큰 영향을 미쳤던 아방가르드 전방위 예술가 모리스 르마이트르의 실험영화 두 편 등이 당시의 영상혁명의 실체를 보여준다. 반면 장 뤽 고다르, 크리스 마르케 등이 참여한 <시네트랙>(1967)과 <베트남에서 멀리 떨어져>(1967)는 당시의 정세에 관한 직설적인 비판과 선언적인 투쟁의지를 담고 있다.

한국영화로는 90년대 초반 대학가를 순회하며 게릴라 상영됐던 김태영 감독의 <황무지>(1988), 이은·장윤현 감독이 참여했던 영화집단 장산곶매의 <오! 꿈의 나라>(1989), 이정국 감독의 <부활의 노래>(1990) 등이 상영된다. 상계동 철거민들의 투쟁을 다룬 <상계동 올림픽>(1988), 87년 6월 투쟁의 기폭제가 됐던 명동성당의 6일 투쟁을 담은 <명성, 그 6일의 기록>(1997) 등 김동원 감독의 다큐멘터리 2작품도 상영된다. (02)741-9782.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