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틀]
<슈퍼맨 3, 4> 마침내 완결된 슈퍼맨 시리즈
2005-07-20
글 : 김송호 (익스트림무비 스탭)

2001년 <슈퍼맨> 시리즈 DVD의 국내 출시 당시 제반의 사정으로 포함되지 못했던 <슈퍼맨 3>과 <슈퍼맨 4>가 마침내 정식으로 선을 보인다. 이들은 시리즈 가운데에서도 비교적 평가가 낮은 작품들이지만, 이번 출시로 크리스토퍼 리브 주연의 슈퍼맨 영화 전체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슈퍼맨 3>

슈퍼맨 시리즈는 이미 2편까지, 당시로서는 최고 수준의 슈퍼 히어로 액션과 시각효과를 선보인 바 있다. 속편이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은 기정사실이었으나, 슬슬 관객들이 질리기 시작할 무렵인 3편에서는 전작들과 차별화된 흥행 포인트가 필요했다. 그리하여 제작진이 내놓은 히든 카드가 바로 리처드 프라이어다. 그는 8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코미디 배우로, 주연 크리스토퍼 리브와 함께 보다 유쾌하고 가벼워진 분위기의 작품을 이끌었다.

이렇게 액션과 모험 이상으로 코미디가 강조된 3편은 로버트 본이 세계 정복과 슈퍼맨의 제거를 노리는 로스 웹스터라는 악당으로 등장, 슈퍼 컴퓨터를 사용해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컴퓨터가 적극적으로 활용된 시각 효과, 아날로그 합성의 진수를 보여주는 슈퍼맨 대 슈퍼맨의 대결 등의 볼거리가 풍부하다. 이 영화에서 클락 켄트의 옛 여자친구 라나 랭으로 출연한 배우 아네트 오툴은 <스몰빌>에서 켄트의 어머니 마사 역을 맡은 것으로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슈퍼맨 4: 최강의 적>

80년대를 주름잡았던(?) B급 스튜디오 캐논 영화사. 캐논을 이끌었던 두 프로듀서인 메나햄 골란과 요람 글로버스라는 이름을 듣고 문득 향수를 느낀다면, 당신도 격동의 80년대 시네 키드였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시리즈 4편인 <슈퍼맨 4: 최강의 적>은 캐논에서 선보인 유일한 슈퍼맨 영화로, 역시 B급 장르 영화를 주로 연출했던 시드니 J. 퓨리가 감독했다. 저예산임이 확연히 드러나는 시각효과와 엉성한 연출로 시리즈 중에 가장 처지는 작품으로 꼽히지만, 3편보다 비중이 커진 로이스 레인이나 2편에 이어 재등장한 렉스 루터 등 시리즈 터줏대감들의 복귀는 반갑다. 또한 슈퍼맨이 지구상의 모든 핵무기를 제거함으로써 평화를 이룬다는 전개는 비록 영화 속의 가상이기는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불안한 정세 속에 살고 있는 요즘 관객들의 대리체험으로서는 꽤 근사한 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지금은 고인이 된 크리스토퍼 리브가 슈퍼맨으로서 굳세고 활기찬 모습을 보여준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에서, 팬들에게는 여전히 소중하게 기억될 것이다.

두 편 모두 2.35대 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영상으로 수록되었는데, 제작된 지 20년가량 된 작품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색감도 좋고 화질도 선명하다. 종종 필름 특유의 잡티가 보이기는 하지만 눈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가로로 긴 극장에서의 화면 비율을 충실히 살린 넓은 화면에서 슈퍼맨의 활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사운드는 앞서 출시된 1, 2편과는 달리 돌비 디지털 2.0만이 지원되는데, 이는 아무래도 작품 자체의 지명도가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대사와 효과음, 배경음악을 전달하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다.

부록은 극장용 예고편이 들어 있으며, 3편의 경우 텍스트로 제공되는 캐스트 및 스탭 소개가 추가되어 있다. 1편과 같은 풍성한 부록이 없음은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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