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푹푹 찌는 무더위에는 잠시 남극 같은 곳에라도 있다가 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롤랜드 에머리히의 블록버스터 영화 <투모로우>가 그런 기분이 들 때 보기 딱 좋은 영화로, 뼛속까지 얼려버리는 추위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온난화 때문에 다시금 빙하기를 맞이하는 지구라니. 단순히 영화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 없는 섬뜩한 이야기로 들린다.
각설하고 영화 속에는 사람이 삽시간에 동태가 되는 무시무시한 장면도 나오지만 더위만 식힌다는 기분으로 보기에는 라스트 씬 직전에 나오는 얼어붙은 뉴욕의 모습이 적당할 듯싶다. 모든 것이 눈으로 덮인 순백의 세계.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한 장면이다. 저런 곳에 한 몇 분만 있었으면 좋겠는데, 기왕 바라는 김에 에미 로섬 같은 여자친구도 같이 원한다면 너무 큰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