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가이드]
[한국영화걸작선] 한국판 <천녀유혼>, <반혼녀>
2005-07-21
글 : 이승훈 ( PD)

<EBS> 7월24일(일) 밤 11시45분

오랜만에 신상옥 감독의 작품이 방영된다. 신상옥 감독의 후기 영화에 속하는 공포영화로, 한국판 <천녀유혼> 같은 작품이다. 중국 전래 괴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당시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홍콩 배우 리칭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1967년 <리칭의 스잔나>란 제목으로 개봉한 홍콩영화의 히로인 리칭은 불치병에 걸린 청순가련한 여대생 역을 맡아 한국에도 엄청난 팬을 거느렸던 당시 아시아의 청춘 아이돌.

어린 시절 한도령과 혼약을 맺었던 연화는 병이 깊어 젊은 나이에 죽고 만다. 하지만 연화는 밤마다 배필 한도령에게 나타나 이승에서 못다한 정을 나누려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연화의 원혼이 한도령으로부터 밤마다 정기를 뽑아내 요기를 유지하려 한다며 말린다. 결국, 영화의 마지막, 간곡히 매달리는 연화와 그 유모의 부탁에 이승을 떠도는 떠돌이 귀신을 만들 수 없다는 한도령의 말과 함께 둘의 아름다운 사랑이 이뤄진다. 연화의 혼령은 잠든 한도령에게 가벼운 입맞춤을 남기고 저승으로 떠난다.

혹자는 이 영화에 네크로필리아 코드로서 시간(屍姦)이 등장한다는 데 특이한 의미를 두는 해석을 하기도 하는데, 사실 한국을 비롯한 동양 괴담에 등장하는 귀신과의 사랑을 굳이 서양식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남자주인공 이승용은 최근 <말죽거리 잔혹사>에 삽입되어 젊은 세대에게도 알려진 아비의 노래 <One Summer Night>의 원 영화인 <사랑의 스잔나>에서 진추하와 함께 공연해 두명의 스잔나와 출연한 배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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