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못본 장면]
<미녀와 야수> 다시 사람이 된다면
2005-07-26
글 : 한청남

디즈니 클래식 <미녀와 야수> DVD에는 아주 특별한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본편을 보기에 앞서 설정 메뉴를 통해 오리지널 극장판 혹은 스페셜 에디션을 선택할 수 있는데, 그중 스페셜 에디션에는 1991년 개봉 당시에는 없었던 ‘Human Again’이라는 합창곡이 나오는 추가 장면이 포함되어 있다.

이 장면은 벨과 야수가 서로 사랑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부르는 노래 ‘Something There’와 두 사람이 무도회장에서 춤을 출 때 나오는 영화의 주제곡 ‘Beauty and the Beast’ 사이에 삽입되어 있다. 마법에서 벗어나 다시 인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쌓인 성안의 집기들이 노래를 하는 장면으로, 제작 당시 영화 속 시간의 흐름 상 넣기에 부적합하다고 판정받아 빠져야만 했던 곡이다. 벨의 아버지 모리스가 딸을 찾아 헤매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성안의 시간이 너무 지체된다는 것이 그 이유. 하지만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성공을 본 애니메이션 제작진들은 그러한 논리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 DVD를 위해 특별히 이 장면을 다시 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앨런 멘켄이 작곡한 노래의 완성도야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오리지널 영상과 비교해도 전혀 이질감이 없게 만들어진 신작 영상이다. 벨의 등장으로 다시금 활기를 찾은 성안의 모습과 함께 집기들의 재치 있는 행동들이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화가 그랜트 우드의 그림을 패러디한 우스꽝스런 장면도 압권. 벨이 기르던 말 필립이 성안 마구간에서 지내는 모습 등도 담겨있어, 원작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부분들을 보완하려는 제작진의 노력도 엿보인다.

삽입된 장면의 시작과 끝부분의 연결이 매끄러워서 스페셜 에디션으로 <미녀와 야수>를 처음 보는 사람에겐 그것이 신작 영상이라는 것을 못 느끼게 할 정도이며, 미국 성우들은 물론 우리나라 성우들의 더빙도 완벽한 수준이다. 제작된 지 10여 년이 넘은 작품에 새롭게 놀라움을 더한 디즈니사의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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