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남북동시개봉작 <왕후심청> 언론에 첫 공개
2005-07-26
글 : 김도훈
<왕후심청>

넬슨 신 감독의 <왕후심청>이 7월 25일 대한극장에서 첫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되었다. 2004년 SICAF 장편 애니메이션 대상을 수상한 <왕후심청>은 7년의 제작기간동안 70억원의 제작비가 소요된 작품이며, 프리 프로덕션과 후반작업을 제외한 원동화를 북한에서 제작하는 OEM방식으로 완성된 작품이다. 제작에 참여한 SEK(조선 4.26 아동영화 촬영소)는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등과 함께 수백편의 작품을 제작한 경험이 있는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사로 알려져있다. 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먼저 개봉한 한국 애니메이션들의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운을 뗀 넬슨 신 감독은 “<왕후심청>이 발전된 한국 애니메이션으로 이야기되어졌으면 좋겠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왕후심청>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한국인에게 익숙한 효녀심청 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충신이자 재상이었던 심학규의 집안이 역적 일당의 음모에 빠져 몰락하고, 장님이 된 채 살아남은 심학규는 시골로 들어가 손녀 청이를 혼자 키워낸다. 그로부터 14년후, 빼어난 미모와 깊은 학식을 가진채 성장한 청이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위해 인당수에 사는 괴물의 산제물이 되기로 결심한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고전적인 캐릭터의 현대화. 넬슨 신 감독은 “심청이를 현대적인 얼짱, 몸짱, 마음짱 캐릭터로 만들었다. 포스트 모더니즘은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법이며, 그에따라 심청이를 애초부터 학식이 있고 재능이 높은 사람으로 설정했다”고 누차 강조했다. (놀랍게도) 몸의 굴곡을 그대로 드러내는 한복을 입은 심청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의 주인공을 연상시키며, 삽살개와 거북이 등 의인화된 동물 조연들 역시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기 위해 첨가된 감초 캐릭터들이다.

하지만 시사회 직후의 반응은 그리 좋은편이 아니다. <왕후심청>이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전성기를 불러올 만큼 시장 장악력이나 튼튼한 완성도를 갖춘 작품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원화 자체가가 말끔하게 통제되어 있지 않으며, 부족한 셀의 수 때문에 부자연스러운 캐릭터의 동작을 상쇄할 만한 효과적인 연출도 부족하다. “한국적 전통의 세계적인 각색을 원했다”는 넬슨 신 감독의 야심에도 불구하고, <왕후심청>의 가장 큰 의의는 오히려 영화 외적인 부분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남북에서 동시에 개봉할 예정이며(북한 개봉 8월 15일, 남한개봉 8월 15일), 현재 조선 4.26 아동영화촬영소를 통해 북한 현지 상영을 위한 재녹음 작업이 완성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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