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혁명 특별전’이 시네마테크 문화학교 서울 주최로 7월27일(수)에서 8월15일(월)까지 20일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해방 60주년, 광주항쟁 25주년을 맞아 혁명의 역사 속에서 태어난 영화의 역할을 되짚는다. 상영작은 세 부문이며, 주로 프랑스 68혁명 시기의 영화, 일본의 60, 70년대 언더그라운드영화, 한국의 광주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다.
프랑스 68혁명운동에 관한 영화들중에는 유명 작품들이 많다. 국내에서 영화제를 통해 상영한 바 있지만 쉽게 찾아 보기 힘든 작품들도 있다. 다큐멘터리 작가 요리스 이벤스, 크리스 마르케, 클로드 를르슈, 알랭 레네, 아녜스 바르다, 윌리엄 클라인 등이 옴니버스로 완성한 1967년작 <베트남에서 멀리 떨어져>(1967)는 베트남전에 개입한 미국을 각각 감독들의 시선으로 비판한다. <붉은 대기>(1977)는 특유의 인류학적 서사와 이미지의 작가 크리스 마르케가 세계 각국의 운동사에 대해 설명하는 영화이며,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장 피에르 토른의 <투쟁하고 승리하리라>는 5월혁명 과정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5월혁명의 발원 과정과 의의와 한계에 대해서 말해준다. 이 밖에도 배우이자 감독인 피에르 클레망티가 68혁명의 전후를 실험적인 형식으로 되돌아보는 <혁명은 이제 겨우 시작이다: 전진>과 장 뤽 고다르의 후계자로 불린 필립 가렐의 비밀스런 영화 촬영을 엿볼 수 있는 <잔지바르 홈무비>도 있다.
일본의 언더그라운드영화는 낯설어서 좀더 신선한 작품들이 많다. 일본 최초의 실험적 언더그라운드영화를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는 니혼대학 영화클럽의 단편 작품들과 학생영화운동의 지도자로 유명한 아다치 마사오, 반예술운동 주도자 조노우치 모토하루의 60, 70년대 대표 단편작들이 상영된다. 아다치 마사오와 아카마쓰 고지가 팔레스타인 해방인민전선 투쟁을 담은 <적군/PFLP: 세계전쟁선언>과 성정치학을 동원하여 혁명의 전복적인 당위를 모색한 <섹스 게임>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위 미술 집단 ‘제로 디멘션’의 일원인 가토 요시히로가 실험적인 형식을 보여준 <이나바의 흰 토끼>, 도쿄에 거주하는 일용 노동자들의 격렬한 투쟁을 담은 다큐멘터리 <야마, 제국에의 공격>도 상영한다. 특히 <야마, 제국에의 공격>은 영화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두명의 감독이 촬영 중 사망하거나 우익 야쿠자에 의해 살해당한 사건으로도 유명하다.
반면 ‘광주혁명과 그 이후’ 섹션은 광주항쟁에 관련된 영화뿐만 아니라 한국 독립영화운동사에 큰 족적을 남긴 다큐멘터리영화들이 포함되어 있다. 김태영의 광주에 대한 두편의 극영화 <칸트씨의 발표회> <황무지>는 광주항쟁을 실험적인 형식으로 발언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상영 당시부터 많은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장산곶매의 <오! 꿈의 나라>와 이정국의 <부활의 노래>는 광주를 다룬 독립영화운동계의 유명작들이다. 이 밖에도 한국 독립다큐멘터리의 원형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김동원의 <상계동 올림픽>을 다시 보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
특별전 기간 중인 8월15일에는 <야마, 제국에의 공격>을 특별상영한다. 그 밖에도 8월6일에는 김성욱 영화평론가와 히라사와 고 영화평론가의 심포지엄이 있고, 30일에는 <명성, 그 6일의 기록>의 김동원, 31일에는 <칸트씨의 발표회> <황무지>의 김태영, 8월14일에는 <미포만의 붉은 해: 제2편 두개의 파업>의 노동자뉴스제작단과 각각 관객과의 대화시간이 마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