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부천영화제 관객 수 작년의 절반, 리얼판타스틱 좌석점유율은 43%
2005-08-01
글 : 이영진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부천 ‘울고’ 리얼 ‘웃고’
리얼판타스틱 영화제 김홍준 집행위원장

같은 기간 동안 개최됐던 2개 판타스틱영화제의 성적표가 공개됐다. “마니아를 위한 영화제가 아니라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제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관객 수가 예년과 비교해 절반 이상으로 뚝 떨어진 반면, “지자체에 의해 훼손된 판타스틱영화제의 정신을 잇겠다”며 나선 리얼판타스틱영화제 2005는 좌석점유율이 40%가 넘는 지지를 얻어 순항했다.

지난 7월23일 폐막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관객 수는 집계 결과 3만3753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관객 수 6만4603명의 52.2%에 해당하는 수치. 좌석점유율은 34.7%지만 유료관객만 따지면 26%에 불과하다. 65편의 상영작이 매진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불과 9번의 상영에서만 표가 동이 났다. 부천영화제는 관객 수가 현격하게 줄어든 것에 대해 수긍하면서도, 점유율과 관련해선 “스크린 수와 좌석 수가 지난해보다 훨씬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부천시와 부천영화제쪽이 거둬들인 매표수익은 1억5천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23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은 대형 행사였던 것에 비해 초라한 결과다. 게다가 영화제 홈페이지는 부천시가 관객 수 급감을 만회하기 위해 공무원들을 동원하고 공짜 표를 뿌렸다는 논란으로 한동안 시끄러웠다. 정초신 프로그래머는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만 그랬던 것도 아니고. 유독 올해 더 민감한 것 같다”면서 관객 수가 줄어든 것에 대해 “우리는 언론에서도 다뤄주지 않았고, 영화학교 학생들도 보이콧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한편, 리얼판타스틱영화제 2005의 경우 예산은 비록 1억5천만원이었지만, 전체관객 수 1만1400명(유료관객 1만명)에 평균 좌석점유율 43.09%를 기록했다. 관객상을 받은 <X됐다, 피트통>과 <핵분열가족>을 비롯해 <토레몰리노스 73> <사치코의 화려한 생애> 등이 큰 호응을 얻었다. 김홍준 운영위원회 대표는 “관객의 호응이 없었다면 영화제의 취지와 의미가 바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쪽은 울고, 한쪽은 웃고. 관객이 채점한 두 영화제의 상반된 성적표는 내년에도 적지 않은 여파를 끼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성공을 기반으로 내년에도 행사를 이어나가기로 한 리얼판타의 김홍준 대표는 “리얼판타가 존재해야 하는 필요성을 확인한 만큼 부천쪽으로 복귀하거나 두 영화제가 합치는 것은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고 밝혔다. 부천영화제의 경우 내년 10회 행사를 어떻게 치를지는 불투명하다. 정초신 프로그래머는 “도중 여러 번 포기하고 싶었으나 결국 밀어붙여서 여기까지 왔다”면서 “(영화제 일을) 또 할 수 있겠나”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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