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사실적인 액션, 땀내나는 액션, <강력3반> 촬영현장
2005-08-08
글 : 김수경
사진 : 서지형 (스틸기사)
김민준 주연의 하드보일드 액션영화 <강력3반> 촬영현장

밖에는 주룩주룩 장맛비가 내리고, 안에서는 땀냄새가 물씬 풍긴다. 해운대해수욕장 근처의 어느 타이음식점. 50회차를 맞은 손희창 감독의 데뷔작 <강력3반>의 촬영현장이다. 검은 정장의 엑스트라들과 <강력3반>의 다섯 형사들이 동선과 합을 맞추기 위해 움직인다. 그들을 스테디캠이 조심스럽게 따라간다. 제보를 받고 범인 후레쉬(박선우)를 검거하는 장면. 꽤 넓은 실내는 주로 손님과 범죄자 역을 맡은 엑스트라들과 스탭들로 넘쳐나고, 취재진들은 음식점 입구에서 겨우 고개만 내민 채 안을 들여다보기에 여념이 없다.

입구를 기준으로 왼쪽은 옅은 조명이 깔린 벽, 오른쪽은 통유리로 공간이 분할된다. 샹들리에 때문에 카메라의 동선이 제약을 많이 받는 상황. 그럼에도 수평이동 트랙과 반원 트랙을 번갈아 깔며 역동적인 장면을 위해 여러 가지 앵글과 장면 연결이 시도된다. 치고받는 액션장면이라 녹음을 위해 무선마이크와 붐마이크가 동원된다. 카메라가 돌아가고 짧은 호흡의 격투신이 벌어진다. 오 형사(김태욱)와 고 형사(남문철)가 후레쉬 일당과 먼저 부딪친다. 이후 몸무게가 100kg은 나갈 듯한 무술연기자를 바닥에 메다꽂는 문 형사(허준호). 그가 말하는 <강력3반>은 의외로 “액션보다는 인간 드라마에 무게중심을 두는 영화”라고 한다. 문 형사는 수사팀의 맏형이자 15년차 베테랑. 곽경택 감독의 영화에서 악역, 혹은 동네건달로 열연했던 김태욱은 “전작들보다 언어폭력이 70%는 줄었다”며 액션신으로 방금 긁히고 붉어진 상처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즐거워했다. <강력3반>에서 처음 형사반장 역을 맡은 장항선은 “다른 작품처럼 코미디 성향이 강했다면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미디영화 전문인 박정우 작가의 시나리오도 현직 형사들의 일상과 현실적인 고충을 보여주는 사실적인 방향에 주력했다.

하드보일드물을 표방한 <강력3반>은 일본 드라마 <게이조쿠>를 연상시킨다. 고과점수가 가장 떨어지는 한 부서에 천재 신참인 김홍주가 등장한다. 그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사건들을 해결하지만 한편으로는 경찰로서의 특별한 사명감도 없다. 그러던 중 동료 문 형사가 사건을 해결하다 죽음을 맞이하고, 그의 심경에도 큰 변화가 찾아온다. 첫 주연을 맡은 홍주 역의 김민준은 “홍주 입장에서는 일종의 성장드라마”라며 “영화의 안과 밖에서 비슷한 위치를 경험하고 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김광수 무술감독이 직접 동작을 보여주며 김민준의 액션장면을 지도하는 것을 끝으로 해가 저물고 있었다. “슈퍼캅이 아닌 불안정한 한 인간”을 그려내고자 하는 <강력3반>은 오는 9월 개봉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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