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틀]
<연애술사> 마술과 함께하는 모텔 탐방기
2005-08-09
글 : 한청남

전문 케이블 채널까지 생길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된 마술공연과 몰카라는 사회적 이슈거리를 접목시켜 화제를 모은 영화 <연애술사>. 탤런트 한가인과의 결혼으로 뭇 남성들의 부러움을 산 연정훈이 능글맞은 바람둥이 마술사 지훈 역을, 도발적인 미모의 여배우 박진희가 섹시한 여교사 희원 역을 맡았는데, 두 사람은 몰카 때문에 다시 만나 티격태격하면서 결국에는 진실한 사랑에 눈뜨게 되는 캐릭터를 무난히 소화해내고 있다. 독특한 소재를 가지고 너무 뻔한 공식대로 만든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연인끼리 보기에 부담 없는 로맨틱 코미디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연출 의도는 연정훈을 비롯해 천세환 감독, 황철현 촬영 감독, 연명준 조명 감독이 참여한 음성해설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몰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이를 어디까지나 사랑의 매개체로 활용하려 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또한 이들의 음성해설을 통해 모텔이라는 흔치않은 배경과 영화 속 마술공연에 관한 뒷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다. 여러 장소처럼 보이는 배경들이 실은 갖가지 컨셉의 방들을 보유한 대구의 한 모텔에서 촬영됐다는 사실이 그 중 하나. 영화를 보고 그곳에 견학이라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극 중 지훈의 마술공연을 카메라 트릭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 위해 편집에 무척 신경 썼다고 하는데, 신비감을 깨트리지 않겠다며 마술의 비밀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시종일관 경쾌한 분위기로 진행되지만 중간쯤 연정훈의 갑작스런 퇴장으로 후반부의 감정연기를 어떻게 했는지 들어볼 수 없다는 점이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부록으로는 여러 챕터로 나눠진 메이킹 필름과 스토리 보드, 뮤직 비디오, 예고편 등을 수록했다. 그 중에서 영화 제작 전 고사지내는 풍경에서부터 시사회 모습까지를 담은 제작일지가 볼만하며, 두 주연배우의 도발적인 포즈로 주목을 받았던 티저 포스터 촬영 현장도 눈길을 끈다.

화질에 있어서는 모텔의 화려한 내부와 현란한 불빛의 나이트클럽 등 선수들의 주요 경기무대가 비교적 선명하게 표현되고 있는데, 아주 가끔씩 화면에 잡티가 보이거나 줄이 보인다. 물론 감상에는 크게 지장이 없는 수준. 연인들이나 대한민국 모텔 문화에 관심 있는 싱글에게 한 번쯤 보라고 권하고 싶다.

메이킹 필름
티저 포스터 촬영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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