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스 루나 감독의 <하몽하몽>의 섹스 심벌,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바다 속으로>의 전신마비 역, 마이클 만 감독의 <콜래트럴>의 마피아 단원 등을 연기한 스페인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은 어떤 역할이든 소화해낸다. 그렇지만 그는 유럽에서 자신을 충분히 표현할 기회가 없다.
파리의 국제영화 모임에서 그는 거의 체념한 듯이 스페인에서 15년간 활동한 후 할리우드로 진출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페넬로페 크루즈의 뒤를 이어 미국에 가는 이유는 수많은 이민자들과 마찬가지로 일을 찾기 위해서다. 물론 스페인에서의 작업도 그의 필요를 충분히 충족해주긴 한다. 그러나 유럽의 다른 나라에 수출되는 소수의 스페인 감독들의 작품은 일년에 한편밖에 없다. 그는 괄목할 만한 데뷔작의 불확실함에 기대를 걸거나 매번 같은 감독들과 작업하는 것을 감내해야 한다. 이런 경우, 의존적이거나 갇혔다는 느낌을 피하려면 미국행 티켓을 살 수밖에 없다. 그러면 유럽은? 유럽영화는 이런 재능있는 배우의 기대를 충족시킬 순 없을까? 그는 유럽의 궁전들을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르네상스시대 화가처럼 맴돌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혹은 이태리의 촬영현장에서 독일과 합작영화를 올리기 위해 영국 시나리오 작가와 토론하는 프랑스 감독을 마주칠지도 모른다. 이런 모든 것들은 단지 동화 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돈키호테>의 불행한 운명은 유럽의 대작 영화를 제어하는 것이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 일인가를 입증한다. 테리 길리엄 감독은 프랑스의 스타 장 로슈포르를 주인공으로, 미국 스타 조니 뎁을 조연으로 해서 라틴문화 최고의 통합자인 스페인 영웅을 영화화하고자 했다. 프랑스과 스페인과 영국이 공동 제작한 이 영화는 촬영세트가 폭풍우에 날아가버리자 촬영이 이틀 만에 중단되었는데, 계약의 어떤 조항도 그런 사태에 대한 보험이 들어 있지 않았다. 얼마 후 제작자 르네 클레트망은, 유럽자본은 매우 프랑스적인 영웅을 다룬 두편의 <아스테릭스>와 같이 지역적인 영화를 제작하는 데 적합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독재자의 시대가 막을 내린 이래로 적당한 규모의 작품엔 자금도 잘 유통되고, 국경도 쉽게 열리고, 자유로운 문화 교류엔 큰 문제가 없다. 핵심은 아이디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올 여름 프랑스 극장가의 훌륭한 흥행작인 세드릭 클라피슈 감독의 <러시아 인형>은 한 프랑스 청년이 유럽 여러 나라의 아가씨들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유럽의 다양한 인물이 영어를 공용어로 하고 서로 만나는 좋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줬다. 그러나 이 작품은 예외에 속할 수밖에 없다. 전체적으로 보면 유럽을 포괄하는 시나리오는 미국에서 만들어진다! 영불 해협의 해저 터널을 가로지르는 첫 추격장면은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미션 임파서블> 덕분에 가능했다. 제이슨 본이라는 스파이의 모험담을 다룬 뛰어난 두 에피소드(<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는 낯설고도 불안한 땅인 유럽을 무대로 삼아, 다양한 언어를 배경으로 멧 데이몬이 밀라노에서 파리, 암스텔담에서 베를린을 오가는 것이다. <오션스 투웰브>에서 클루니 일당은 암스텔담에서 로마를 오가며 뱅상 카셀이 연기한 프랑스 도적에 맞서 음모를 꾸미고…. 미국인들이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것은 유럽 사람들과는 반대로 대륙을 하나의 단일한 공간으로 상상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인은 휴가를 갈 때 유럽의 한 나라를 정해서 가지 않고 4개국, 5개국을 묶은 ‘패키지 투어’를 떠난다. 지역적 특수성은 지워진 채 옛날부터 그렇게 유럽은 이국적 환상으로 존재했다.
에드워드 사이드 교수는 어떻게 ‘동양’이라는 개념이 서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분석했다. ‘아시아 영화’라는 개념이 게으른 비평가들에게 (적어도 ‘아시아 영화’에 관해서 언급은 해야 하니까) 지름길이 되어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럽영화라는 것도 아직 환상일 뿐이다. 하비에르 바르뎀이 머지않아 벨라스케스를 영어로 미국에서 연기하게 될 것도 바로 그런 연유에서다.
Pourquoi n’existe-t-il pas de cinema europeen ?
Sex-symbol dans ≪ Jamon Jamon ≫ de Bigas Lunas, tetraplegique dans ≪ Mar Adentro ≫ d’Alejandro Amenabar, mafieux dans ≪ Collateral ≫ de Michael Mann … l’acteur espagnol Javier Bardem peut tout jouer. Cependant, l’Europe ne lui permet pas de pleinement s’exprimer.
Lors des Rencontres Internationales du Cinema a Paris, il a explique, presque resigne, ce qui le pousse vers Hollywood apres quinze ans de carriere en Espagne. Suivant Antonio Banderas et Penelope Cruz, il se rend en Amerique pour la meme raison que des millions d’immigrants : pour trouver du travail ! Bien entendu, ses projets en Espagne suffisent amplement a subvenir a ses besoins. Mais les rares cineastes espagnols dont les films traversent les frontieres ne font pas un film par an. Il peut compter sur d’hypothetiques premiers films eblouissants ou se resigner a ne travailler qu’avec les memes auteurs. A ce stade, pour ne pas se sentir dependant ou enferme, le billet pour l’Amerique est obligatoire. Et L’Europe ? Un cinema europeen ne repondrait-il pas a l’attente d’un comedien de ce calibre ? Il y evoluerait comme un peintre de la Renaissance, sillonnant les cours d’Europe. Il croiserait un realisateur francais sur un plateau en Italie tout en discutant avec un scenariste anglais pour monter une co-production avec l’Allemagne. Tout ceci releve du conte de fee.
L’aventure malheureuse de ≪ Don Quichotte ≫ a prouve la complexite de manœuvrer des superproductions europeennes. Terry Gilliam voulait mettre en scene le heros iberique le plus federateur de la culture latine avec Jean Rochefort, vedette francaise, dans le role titre, flanque de la star americaine Johnny Depp. Le film, co-produit entre la France, l’Espagne et l’Angleterre, mourut apres deux jours de tournage lorsque son decor fut emporte dans une tempete qu’aucune clause ne prevoyait dans les assurances. Le producteur, Rene Cleitman, expliqua plus tard que l’argent europeen ne peut financer que des films tres locaux comme les deux ≪ Asterix ≫ qui mettent en scene le plus franco-francais des heros.
Pour des projets plus modestes, l’argent circule avec fluidite, les frontieres sont ouvertes et les echanges culturels libres depuis la fin des dictatures. Il ne manque que l’essentiel : les idees.
Succes francais de l’ete, l’excellent film de Cedric Klapich ≪ Les Poupees Russes ≫ relate les histoires d’amour d’un jeune francais avec des filles de toute l’Europe. Il demontre qu’il est possible d’ecrire un bon scenario ou se croisent des personnages europeens varies dont la langue commune est l’anglais. Ce film est une exception. Globalement, les scenarios trans-europeens viennent… d’Amerique ! On doit la premiere poursuite dans le tunnel sous la Manche a Brian De Palma et ≪ Mission Impossible ≫. Les deux brillants episodes des aventures de l’espion Jason Bourne s’inscrivent dans la geographie europeenne : territoire inquietant sillonne de Milan a Paris, d’Amsterdam a Berlin par un Matt Damon multilingue. Dans ≪ Ocean’s 12 ≫, la bande a Clooney monte des casses entre Amsterdam et Rome, s’opposant a un cambrioleur francais joue par Vincent Cassel… Les americains ecrivent ce type d’histoires car contrairement aux europeens, leur imaginaire concoit le continent comme un espace global. Ils ne partent pas en vacances dans un pays precis, mais dans des ≪ package tours ≫ de quatre ou cinq pays. Alors les specificites locales s’effacent et de loin, comme vision exotique, l’Europe existe bien.
Le professeur Edward Said avait analyse comment la notion ≪ d’Orient ≫ etait une creation de l’Occident. De meme que le ≪ cinema asiatique ≫ est un raccourci pour critiques paresseux (il faudrait au moins parler de ≪ cinemas asiatiques ≫), le cinema europeen est encore un fantasme. Voila pourquoi Javier Bardem jouera bientot Velasquez en Anglais et en Ameriq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