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델리] 발리우드 영화계와 조직폭력간의 유착 증명한 도청 파문
2005-08-18
글 : 신민하 (델리 통신원)
경찰에 둘러싸여 조사장으로 향하는 살만 칸

도청 파문으로 시끄러운 것은 비단 한국의 문제만은 아닌 듯싶다. 최근 인도 영화산업의 메카 발리우드의 최대 이슈는 인도 영화산업과 조직폭력과의 결속에 관한 것이다. 인도의 유력신문인 <힌두스탄타임스>가 발리우드의 유명배우 살만 칸과 미스 월드 출신으로 최근 할리우드에서도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아이쉬와라 라이가 지난 2001년 전화상으로 나눈 대화를 녹음한 테이프의 내용을 신문지상에 공개하면서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지난 2001년, 발리우드가 소재한 뭄바이 지역의 경찰당국은 살만 칸과 조직폭력과의 연계를 포착하고 전화 내용을 녹음했다. 이번에 공개된 녹음테이프는 당시 뭄바이 경찰당국이 테이프에서 노트북으로 파일을 옮겨서 저장하고 있던 중 외부로 유출된 것이라고 한다. 공개된 녹음테이프의 내용에는 살만 칸이 조직폭력계의 핵심 세력인 다우드 이브라힘, 구루 사탐 등과 밀접한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자신의 말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뭄바이 경찰당국은 녹음테이프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으며 녹음내용의 진위와 전후배경이 파악되면 살만 칸과 조직폭력에 대해 법적으로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살만 칸이 녹음테이프의 육성이 자신과 라이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고 아이쉬와라 라이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수사는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번 녹음테이프 공개는 사생활 침해이며 발리우드의 핵심적인 두 배우의 연기 경력에 치명타를 입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인도 발리우드 영화계와 조직폭력과의 유착에 대해서는 지난 2001년 인도 당국이 발리우드 최대의 자본가였던 바라트 샤하에 대해 유죄판결을 이끌어낸 사례가 있다. 당시 바라트 샤하는 그해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던 영화 <초리초리 춥케춥케>(Chori Chori Chupke Chupke)의 제작 과정에서 폭력조직과 손잡았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당시 사건 역시 도청된 테이프가 공개되면서 공론화되었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이번 녹음테이프 공개로 인한 발리우드의 손실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인도 배우 중 상당수가 경찰당국에 의해 도청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관심이 이동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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