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균동 감독의 신작 <비단구두 사 가지고 오신다더니>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5월 말 한국영화조수연대회의(이하 조수연대)에 <비단구두…>의 녹음, 제작, 연출 세 파트의 임금체불에 대한 신고가 접수된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이후 조수연대가 제작사 오리영화사에 사실을 확인한 뒤 가압류 신청과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 와중에 8월15일 광복 60년 기념영화제의 개막작으로 <비단구두…>의 상영이 결정되자 해당 스탭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광복절 상영 건을 기점으로 영화인회의가 중재에 나섰으나 양쪽의 견해차가 심해 협상은 결렬되었다.
최진욱 조수연대 사무국장은 “스탭들이 저예산영화임을 감안하여 평소보다 적은 금액으로 계약한 조건을 고려하면 그것마저 제대로 지불하지 않은 것은 분명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임금체불 문제를 제기했던 스탭들은 다른 영화에서 받는 임금의 절반 수준으로 4개월간 계약했고, 지금까지 그 금액의 70%를 못 받은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 사무국장은 “저예산, 고예산이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노동을 제공한 인력은 노동에 합당한 비용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3억원의 예산으로 제작에 임한 HD영화 <비단구두…>는 이후 추가된 제작비 1억8천만원을 감독의 사재로 충당했다. 여 감독은 “아직도 펀딩을 모색 중이고, 제작비가 부족해서 사운드 작업도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다. 체불에 관해서는 최대한 빠른 해결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 감독은 또 “이번 사건이 감정적인 사안으로 읽히기보다는 작은 영화의 펀딩이 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제작 상황이 열악해지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공론화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