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틀]
<우리, 사랑일까요?> 해리와 샐리의 21세기 사랑법
2005-08-23
글 : 한청남

뉴욕행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온 올리버와 에밀리. 첫 눈에 상대에게 호감에 갖게 된 두 사람은 비행기 화장실 안에서 뜨거운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이는 에밀리의 충동적인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계획된 삶을 추구하는 올리버는 애초부터 그녀에게 맞지 않는 남자였다. 결국 둘은 서로에 대한 좋은 감정만을 남긴 채 헤어진다. 하지만 사람 일이란 모르는 법. 첫 단추부터 어긋났던 두 사람의 관계는 이후 7년 동안 끈질기게 이어진다.

친구 이상 연인 이하의 관계를 지속하면서 오랜 시간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거듭하는 남녀. 영화팬이라면 그리 낯설지 않은 소재다. 바로 로맨틱 코미디의 지존이라고 할 수 있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 <우리, 사랑일까요?>는 내용상 <해리가 샐리를...>과 비교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영화지만 비행기 안에서 대화도 없이 바로 러브씬으로 직행하는 첫 시작부터 신세대식 색다른 사랑을 보여주려 한 시도가 엿보인다. 또한 이 영화의 두 주인공은 불안한 현재 가운데 장래를 염려하는 젊은이들인데, 착실히 미래를 준비하는 올리버와 자유분방한 삶을 원하는 에밀리는 젊은 세대의 공감을 살만한 캐릭터로 구축되어 있다. 단순히 선남선녀의 로맨스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20대의 꿈과 좌절을 담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때로는 궁상도 떨면서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만들어가는 두 주인공 역의 배우는 할리우드의 신성으로 떠오르고 있는 애쉬튼 커쳐와 환한 미소가 매력적인 아만다 피트가 맡았다. 특히 데미 무어의 애인으로만 알려졌다가 최근 들어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애쉬튼 커쳐는 어리숙한 표정으로 불안한 미래와 사랑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잘 소화해내고 있다. 처량한 백수 연기를 하는 그의 모습은 너무도 실감나서 이 시대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떠오를 만도 하다는 생각이다.

DVD는 영화가 그다지 화제작이 아니었던 이유에선지 단출한 구성으로 이루어졌다. 감독 나이젤 콜과 두 프로듀서가 참여한 음성해설은 주연 배우들이 빠져있어 그리 영양가는 없지만 영화의 흐름에 따른 캐릭터의 감정선을 잘 집어준다. 그 외 NG 장면과 삭제장면, 영화의 가장 로맨틱한 장면을 장식했던 아쿠아렁의 음악이 담긴 뮤직비디오가 수록됐다. 어지간한 타이틀에 기본적으로 수록된 메이킹 필름이 빠진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화질과 음질은 특별히 모나지 않은 수준. 부드럽고 사실적인 영상을 보여주며 돌비 5.1 채널 음향은 잘 선곡된 스코어를 분위기에 맞춰 적절히 울려주고 있다. 그리고 두 주연 배우의 흑백사진들을 연속으로 보여주는 메뉴화면은 단순하지만 영화 이상으로 매력적이다.

삭제 장면 중에서
뮤직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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