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80년대 대만영화의 뉴웨이브를 느껴보라, 대만뉴웨이브영화제
2005-08-23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대만뉴웨이브영화제, 8월24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서… 감독 직접 참석하는 강연회도 열려
<용문객잔>

대만뉴웨이브영화제가 8월24일(수)부터 9월6일(화)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허우샤오시엔의 작품 8편, 에드워드 양의 작품 5편, 차이밍량의 작품 6편이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된다. 대만 뉴웨이브 또는 대만 뉴시네마라 불리는 대만영화의 새로운 흐름은 80년대 초반 생겨났다. 에드워드 양, 타오더쳉, 커이쳉, 장이 네명의 감독이 1982년 내놓은 옴니버스영화 <광음적고사>가 그 태동을 알렸다. <광음적고사>를 제작한 중앙전영은 그 성공에 힘입어 다음해인 1983년에도 허우샤오시엔, 완렌, 증주앙샹이 연출한 옴니버스영화 <샌드위치 맨>을 제작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해외에서 영화공부를 하고 돌아온, 그리고 자국에서 의욕을 갖고 영화작업을 하던 신진감독들은 서로 의기투합하여 대만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는 데 이른다. 에드워드 양이 전자를 대표한다면, 허우샤오시엔은 후자를 대표한다. 이후 대만 뉴웨이브의 흐름은 에드워드 양과 허우샤오시엔이라는 대표적 작가를 알리면서 대만뿐 아니라 아시아영화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차이밍량은 80년대 후반 리안 등과 함께 같은 시기에 출현한 대만 뉴웨이브 제2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영화제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큰 의의는 우선 에드워드 양의 작품 상영이다. 그동안 몇몇 영화제를 통해 한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었던 <청매죽마>(또는 <타이베이 스토리>라고도 한다), <하나 그리고 둘>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의 상영 외에도, <독립시대> <공포분자> 두편의 영화는 국내 첫 상영이다. 에드워드 양의 가장 최근작이며 2000년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하나 그리고 둘>은 한 가족의 삼대 이야기를 펼쳐 보이고, 어느 소년의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은 과거를 돌아보는 감독 자신의 관심이 있다. 둘 모두 대만사회의 일면이 조용하게 묻어나는 작품이다. 반면, <공포 분자>나 <청매죽마>는 도시적 삶의 빈터와 그곳에 살고 있는 인간의 욕망에 시선을 던지는 에드워드 양의 관심을 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청매죽마>

최근 에드워드 양이 애니메이션 제작 등으로 관심을 선회했다면, 허우샤오시엔의 관심사는 여전히 대만의 역사와 사회를 관통하고 있다. 그 대표작 중 몇몇이 이번에 상영된다. <나일의 딸> <호남호녀> <남국재견> <해상화> 등이 빠져 있는 것이 아쉽지만, 익히 잘 알려진 대만 삼부작 중 두편인 <비정성시> <희몽인생>을 포함하여, <펑쿠이에서 온 소년>이나 <동동의 여름방학> 등 초창기 허우샤오시엔의 영화세계를 다시 들여다볼 수 있다. 차이밍량의 작품 중에는 그의 이름을 알린 <애정만세> <구멍> 외에도 최근 그의 행보를 보여주는 <천교는 보이지 않는다>와 <안녕 용문객잔>의 상영이 특히 눈에 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허우샤오시엔, 차이밍량이 직접 참석하는 마스터 클래스도 열린다. 8월27일(토)에는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사회로 허우샤오시엔 편이 진행되고, 29일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김소영의 사회로 차이밍량 편이 진행된다. 각각 <펑쿠이에서 온 소년>과 <구멍>을 상영하고, 직후에는 강연 및 대담, 관객과의 대화시간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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