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틀]
<운명의 손> 50년대 트렌드 리더, 한형모의 테크닉
2005-08-30
글 : ibuti

한형모는 1950년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이름인 동시에 트렌드 리더였다. 대중문화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해 매번 새로운 시도를 펼친 그는 당대의 사회문제와 변화하는 여성의 위상을 흥미로운 시선으로 다루곤 했다.

한형모가 <성벽을 뚫고>(1949)에 이어 두 번째로 연출한 <운명의 손>은 호스티스와 여간첩으로 이중생활을 하는 여자와 직업군인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운명의 손>은 당시 반공 분위기를 반영한 스파이물이지만 기본적으로는 1950년대 멜로드라마의 원형을 보여주고 있으며, 외부의 장벽에 의해 비극적 운명을 맞는 러브스토리란 점에서 한형모의 1957년작 <순애보>와 연결된다.

정작 <운명의 손>의 유명세는 ‘키스신이 담긴 최초의 한국영화’라는 데서 기인한다. 그러나 미술을 전공하고 촬영감독을 지낸 감독의 작품답게 그 미적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것을 간과할 수는 없으며, 이제는 우리에게 낯선 1950년대의 유명 배우들을 만나는 경험 또한 각별하다.

한국영상자료원의 ‘고전영화 컬렉션’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운명의 손> DVD는 여러모로 만족스런 내용물을 자랑한다. <운명의 손>의 필름이 양호하게 보관된 덕분에 DVD 영상이 비교적 깨끗하기도 하거니와 몇 가지 충실한 부록이 볼 만하다. 46분에 이르는 한형모 감독 스페셜 다큐멘터리(사진)와 영상자료원장 이효인의 작품소개, 영화평론가 김종원의 영화 이야기, 미술을 담당했던 노인택과의 인터뷰 등은 작품과 감독에 대한 충실한 안내자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효인 원장의 작품 소개
스폐셜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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