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 자국영화로는 최고의 오프닝 성적을 냈던 <용의자 무로이 신지>가 한주만에 <나나(NANA)>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나나>는 현재 단행본 누계가 2700만부나 팔렸을 정도로 일본의 여자 중고생들에게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야자와 아이(矢澤あい)의 원작 순정만화를 영화화한 작품. 일본 전역 301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주말이틀 동안 39만6천여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5억3천600만엔 정도의 수입을 올렸는데, 이는 작년에 85억엔의 수입을 기록한 비슷한 장르의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이하 <세중사>) 오프닝의 89%에 달하는 높은 성적이다.
주요극장에서 연일 매진사례를 보인 개봉 첫날에는 <세중사> 첫날 관객을 20%나 추월해 배급사 도호가 최종 100억엔 정도의 흥행수입을 자신하기도 했다. 주말을 지나면서 <세중사> 오프닝 대비 89%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도호는 <세중사> 총수입 85억엔의 89%에 해당하는 최종 77억엔 정도는 낙관하는 상태다. 하지만 일본의 영화 전문 사이트 에이가닷컴은 2003년 5월 비슷한 규모로 개봉됐던 <8마일>(최종수입 15억천만엔)의 오프닝 성적과 비교를 통해 섣부른 대박예상에 신중론을 펴기도 했다. 당시 <8마일> 주말 오프닝 성적이 관객 18만명, 수입 1억6천600만엔이었던 점을 근거로, 여기에 두배를 예상한다고 해도 잘해야 최종 30억엔 정도라는 얘기. 따라서 50억엔 이상을 돌파하기 위해선 긍정적인 입소문과 10대후반, 20대 초반 여성에 집중되어 있는 관객층 확대가 필요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여성에 집중되어 있는 관객층에서 알 수 있듯이 <나나(NANA)>는 동명이인 두 여주인공 나나(ナナ)와 나나(奈々)의 우정과 사랑, 꿈과 현실을 노래하는 청춘물이다. 도쿄의 친구를 만나러 길을 떠난 코마츠 나나(小松奈々, 미야자키 아오이 분)는 전철안에서 록밴드 보컬인 오오자키 나나(大崎ナナ, 나카시마 미카 분)를 만나 길동무가 되는데, 헤어진 뒤 이사한 곳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 두사람은 의기투합해 동거를 시작한다. 원작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대대적 각색을 통해 만화적 재기발랄함이 사라졌다는 비판도 있지만 주제곡 히트는 온전히 영화의 공이다. 극중 나카시마 미카가 부른 주제곡 ‘GLAMOROUS SKY’는 발매 첫날 8월 31일자 오리콘 데일리 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OST도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3위로 첫선을 보인 시리즈 영화 <가면 라이더>는 23만8천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2억7천700만엔의 수입을 올려 전작 대비 121.5%의 좋은 성적을 냈다. 그밖의 상영작들은 전주에서 순위만 변경됐고 역시 개봉신작인 존 트라볼타, 우마 써먼 주연의 <쿨>은 10위권 밖에서 출발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9월 3일~4일 일본 박스오피스 결과
1위 <나나(NANA)>(첫주 진입, 상영 1주차)
2위 <용의자 무로이 신지>(지난주 1위, 상영 2주차)
3위 <가면 라이더>(첫주 진입, 상영 1주차)
4위 <마다가스카>(지난주 2위, 상영 4주차)
5위 <스타워즈 에피소드3>(지난주 4위, 상영 9주차)
6위 <그녀는 요술쟁이>(지난주 3위, 상영 2주차)
7위 <낚시 바보일지 16>(지난주 5위, 상영 2주차)
8위 <요괴대전쟁>(지난주 6위, 상영 5주차)
9위 <망국의 이지스>(지난주 9위, 상영 6주차)
10위 <랜드 오브 데드>(지난주 8위, 상영 2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