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플먼트 & 코멘터리]
<릴로 & 스티치 2> 스티치에게 조상이 있다고?
2005-09-07
글 : 한청남

하와이 소녀 릴로와 외계인 스티치와의 우정을 그린 디즈니 애니메이션 <릴로와 스티치>. 그 뒷이야기를 다룬 <릴로와 스티치 2>에는 말썽꾸러기 괴물 스티치의 과거 이야기가 나오는데, DVD에 별도 수록된 단편 애니메이션 ‘스티치의 조상’에는 그 숨겨진 탄생 배경까지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혼자서 축구공을 가지고 놀던 스티치는 자신을 탄생시킨 점바 박사의 비밀 파일을 우연히 보게 된다. 과거 실험체 626으로 불렸던 스티치는 사실 우주에서 가장 흉폭하고 잔인한 괴물들의 유전자 샘플들을 혼합해 만든 존재였던 것.

릴로로부터 ‘오하나 정신’을 배우고 온순해진 스티치는 자신의 원래 모습에 치를 떨고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 지금의 모습을 버리고 원래의 흉폭한 괴물이 되어야하는 것일까? 이때 등장한 점바 박사는 자신을 능가하는 존재를 만들기 위해 그런 말도 안 되는 실험을 했다고 고백하는데, 비록 실험은 실패했지만 대신에 가족의 일원을 탄생시켰다며 스티치를 감싸 앉는다.

디즈니다운 행복한 결론이지만 의외로 어두운 설정과 패러디(박사의 과거가 흑백 공포영화 <프랑켄슈타인>처럼 묘사된다) 그리고 불안한 여운이 재미를 주는 영상이다. 박사가 스티치 이전에 실험한 무시무시한 괴물들, 즉 스티치의 조상들이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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